지역균형발전과 공공기관 이전
지역균형발전과 공공기관 이전
  • 윤준병 국회의원
  • 승인 2021.05.13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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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져야 산다. 코로나19 시대의 생존 대원칙이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 3밀(밀폐·밀접·밀집)’의 위험을 강조하고 있다.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은 ‘코로나 시대’가 국가균형발전을 앞당길 것이라고 내다본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인구가 집중된 대도시에 피해가 집중됐다”며 수도권으로 밀집된 자원을 지방으로 ‘분산’하는 정책이 가장 필요할 때라는 것이다.

여러 정부에 걸쳐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펼쳐 왔지만 아직까지는 수도권으로 집중되고 있는 흐름을 완전히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 혁신도시를 만들고 공공기관을 이전하면서 수도권 집중이 다소 지체되고, 지역이 살아갈 수 있는 성장판을 구축하는 성과가 있었지만 수도권 중심의 주택공급, 철도망 확충 등 수도권 집중을 야기시키는 정책은 여전하다.

전북의 관점에서 최근에 진행된 균형발전전략을 살펴보자. 지난 4월 발표된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안)’에 전북이 소외됐다. 전북 패싱 논란을 시작으로 전북 역차별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전북 정치권이 정치권에서 너무 힘이 없는 게 아닌가라는 따가운 시선도 있다.

전북은 대도시권 중심의 광역교통계획에 포함되지 않는 지역이어서 간선도로 설치는 국도ㆍ국지도 건설 5개년 계획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간선도로 설치는 전북 발전을 이끌 중요한 퍼즐의 한 조각이 될 수 있으므로 다음 달 확정될 제5차 계획에 반영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 계획 또한 정부의 균형발전 의지를 평가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코로나 대전환(CORONA SHIFT)의 시대, 코로나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한다. 코로나 시대 이후 국가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하향식, 나눠주기식이 아닌 지역균형발전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 국가균형발전의 시각에서 정책 및 예산 배분 전반의 대수술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지역균형발전의 실질적인 성과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수도권으로의 인구 집중을 완화하고 지방과 수도권 사이의 상생발전이 가능해진다.

국가균형발전 정책에서 핵심적인 전략 중 하나가 공공기관 이전이다. 행정수도 이전 재논의와 함께 답보상태에 놓였던 공공기관 추가 이전 논의도 다시 재개되어야 한다. 공공기관의 2차 지방 이전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당초의 취지에 부합하고 지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하며 전국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지역의 낙후도와 산업 특성, 인구 추이나 경제력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새 대표에 당선된 송영길 의원은 제2차 공공기관 이전, 신재생에너지 메카 등 전북의 주요 현안들에 대한 해결과 지원을 약속했다. 공염불로 끝나서는 안 된다. 20대 대통령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대선국면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정권재창출의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북 발전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하여 전북도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 필수적이다.

국가균형발전은 국가 차원의 생존전략이며, 시대적 요구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지역이 주체가 되어 지자체와 주민, 지역 기업과 인재들이 머리를 맞대고 현실적이고 창의적인 발전 전략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거시적 안목으로 사회기반시설, 4차산업혁명 및 한국판 뉴딜산업 등을 재배치하는 실행 로드맵을 정교하게 마련해야 한다.

전북의 발전을 중앙정부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이제 전북 정치권이 나서야 할 때다. 지역균형발전이 국가적인 어젠더가 된 지도 십수년이 흘렀지만 전북도민들의 체감도가 높지 않은 게 현실이다. 새만금을 4차 산업혁명 전진기지로 조성하는 사업 등 중앙 정치권이 약속한 사업들이 반드시 지켜질 수 있도록 제대로 챙겨야 한다. 나아가, 전북 정치권이 주도적으로 전라북도의 발전과 혁신을 선도할 20대 대통령선거의 핵심 아젠다를 발굴해 차기 정부의 정책의제로 만들어야 한다. 전북 발전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액션 프로그램을 치밀하게 설계해야 한다. 앞으로의 1년이 중요하다.

윤준병<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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