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아동학대 피해자, 결국 가해자 됐다
지속적인 아동학대 피해자, 결국 가해자 됐다
  • 장수인 기자
  • 승인 2021.03.15 2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달 경기도 용인에서 10살 조카에게 물고문 등의 학대를 가해 사망케 한 30대 여성 A씨가 군산 아내 살인범의 딸로 확인돼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과거 A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작성했던 것으로 보이는 청와대 국민청원 내용이 세간에 다시 회자되고 있다.

당시 청원 게시판 내용은 ‘군산에서 아내를 살해한 자신의 아버지를 엄벌에 처해달라’, ‘저희 아버지의 살인을 밝혀 응당한 벌을 받게 도와주세요’라는 내용이었다.

해당 청원 글에는 “아버지가 여성 6명을 성폭행했고, 그중 대다수는 20대였다”며 “우리나라 법이 그렇듯 형량은 고작 8년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원인은 “아버지가 출소한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5번째로 맞은 아내를 혼인신고 8개월 만에 무자비하게 때려 살해했다”고 전했다.

청원인은 끝으로 “저는 딸이기 이전에 피해자이기도 합니다. 매일 같이 꾸는 악몽에서 벗어나고 싶고 너무 지쳐갑니다”라고 남겼다.

해당 청원글을 A씨가 작성한 것이라면 어린 시절 지속적인 가정폭력에 시달렸던 A씨가 결과적으로는 아동학대 가해자로 성장한 것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아동학대 피해자에 대한 사후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태경 우석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학대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아동의 경우 뇌 발달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사소한 스트레스에도 공격적으로 반응하는 사람으로 성장하게 된다”며 “이는 학대를 대물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북지역 한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 B씨는 “학대 대물림을 막을 수 있는 사회적 안정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학대 피해를 입은 아동들을 대상으로 심리적인 후유증을 해소할 수 있고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는 촘촘한 지원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수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