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지기학 예술감독 “전통예술 창작작업 적극 지원”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지기학 예술감독 “전통예술 창작작업 적극 지원”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1.02.2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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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지기학 예술감독

 “국립민속국악원에서 단원으로 시작해 예술감독까지 맡으면서 남들과는 다른 여건에서 창극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었습니다. 그 덕분에 제 개인적으로는 우리음악의 폭도, 깊이도 달라질 수 있었지요. 그동안의 다양한 경험을 살려 전통이 동시대에 잘 호흡할 수 있게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합니다.”

 국립민속국악원(전북 남원)에서 1997년 단원으로 시작해 지도단원, 악장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쳐 예술감독직까지 수행했던 지기학(57)씨가 최근 국립국악원(서울) 민속악단 예술감독에 임명돼 활동을 시작했다.

 전북에 터를 잡고 중앙을 오가며 평생 판소리 공부와 연구, 창작 활동에 매진해왔던 지 예술감독은 그 이름 자체가 브랜드인 인물이다. 매년 쏟아졌던 전북지역의 다양한 국악 공연 중에서 그의 손을 거친 작품은 차고도 넘친다. 창극은 물론 무용극, 장르를 규정할 수 없는 무대가지도 지기학이 연출했다면, 믿고 보는 작품이 될 정도였다. 모던하면서도 심플한 무대 구성에 알맹이는 꽉찬 내용으로 공연이 끝난 뒤에도 긴 여운을 남기는 작품들로 ‘지기학스럽다’라는 세간의 평을 심심치 않게 들어왔던 터다.

그 중에서도 국립국악원의 작은창극 시리즈 공연에 대한 평단을 비롯한 각계의 반응을 뜨거웠다. 작은창극 시리즈 공연 6편 중 지 감독이 연출한 4편, ‘토끼타령’, ‘심청아’, ‘화용도타령-타고 남은 적벽’, ‘꿈인 듯 취한 듯’ 등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국립민속국악원에서는 ‘춘향실록-춘향은 죽었다’와 ‘신판놀음’ 등을 구성하고 연출해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직접 집필한 창극연희 대본집을 출간하는 등 창극의 계승을 위한 그의 노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런 그가 판소리부터 경기민요, 서도소리, 가야금병창, 연희부까지 다양한 전공자들을 망라한 민속악단 예술감독에 임명된데는 동시대에 민속악의 변화를 바라는 새로운 물결이 일고 있기 때문일 터다. 전통음악의 고집스러움은 때론 동시대와의 접촉에 부정적인 면으로 작용하기도 하는데, 다양한 형식의 공연예술로 대중에 다가가는 민속악이 필요한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지 예술감독은 “우리 전통음악도 창작적인 방법론을 가지고 있는데, 일부 국악 작곡에서 조차 서양음악의 베이스를 따르는 현대적인 큰 흐름에 묻혀 제대로 발현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민속악은 중심을 잡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전통음악의 구성원리 속에서 전통적 창작을 재발견하는 작업은 가능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 감독은 “전통음악의 모양새로 연주하고 있는 많은 것들은 시대와 호흡하면서 만들어진 것들이다”며 “관점을 재발견하고 동시대의 사유를 넓혀가는 일이 진정한 전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고, 우리음악이 가진 드라마성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민속악단의 훌륭한 가객과 명인들이 불편한 옷을 입고 연기를 하게 만들기 보다는, 진정성 있는 모습 그대로 무대 위의 주인공으로 설 수 있도록 해 전통음악의 파이를 넓혀가겠다는 목표다.

 지 예술감독은 경기 가평 출생으로 서원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소리꾼과 창극 연출가로 활동해 왔다. 1997년부터 2015년까지 18년간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에서 지도단원, 악장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쳐, 2015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국립민속국악원의 예술감독으로 일하며 창극과 민속악의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를 이수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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