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종호 시인, 디카시집 ‘그늘을 새긴다는 것’ 출간
경종호 시인, 디카시집 ‘그늘을 새긴다는 것’ 출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1.02.1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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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종호 시인이 펴낸 디카시집 ‘그늘을 새긴다는 것(시와실천·1만2,000원)’에는 열두 개의 날씨 이야기가 있다.

 자줏빛 꽃봉오리가 올라온 3월의 풍경, 혹여나 바람결에 흩어져 버릴까 붙잡아 두었던 민들레 꽃씨와 마주한 그해 여름. 햇살의 문을 닫기 시작한 늦가을, 궁금해 지는 시간이 많아지는 겨울까지. 시인의 걸음걸이마다 그의 시야에 들어온 어떤 풍경들이 네모난 프레임에 담겼고, 이내 언어의 예술로 확장됐다.

 현대인의 보편화된 생활도구인 휴대전화로 파생된 문화현상 중의 하나가 바로 디카시다. 사실,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카메라는 중요하다. 마음에 담아 흐릿해지기 보다는, 어떠한 상황과 마주했을 때의 감동, 그 시작인 기억을 붙잡아두는 기억장치로서의 역할을 해내기 때문이다.

 실제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이미지도, 시인의 문자언어와 한 몸을 이루며 깊은 사유의 언어를 자아낸다. 너무도 평범하고 일상적인, 사소한 풍경 속에서 미적 요소를 감별하는 직관력은 시인만이 가질 수 있는 특별한 재능일 터다.

 복효근 시인은 “디카시, 다소 생소한 그러나 이제 버젓한 시의 한 갈래로 자리 잡게 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며 “그가 이번 시집을 통해 보여준 사유의 세계는 다양하다. 존재하는 것들을 관통하는 섭리나 진리에 대하여, 참다운 삶과 사랑의 의미에 대하여, 우리 사회와 역사의 실상에 대하여, 자아의 본래 면목에 대하여 진지하게 묻고 답하고 있음을 본다”고 평했다.

 경종호 시인은 김제 출생으로 전주교육대학교를 졸업했다. 200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부문에 당선됐으며, 2014년 동시 마중에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야’외 2편의 동시를 발표했다. 동시집 ‘천재 시인의 한글 연구’를 펴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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