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인상도 모자라 웃돈까지 줘야 하는 대리운전
기습 인상도 모자라 웃돈까지 줘야 하는 대리운전
  • 양병웅 기자
  • 승인 2021.01.20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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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8시30분-9시 손님 집중

최근 전주지역 대리운전 이용자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리운전비가 30% 정도 기습 인상된 가운데 요즘 들어서는 평소 요금의 두 배에 가까운 웃돈을 줘야 대리운전 이용이 가능한 비정상적 상황도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식당이나 술집 등의 영업 시간이 밤 9시로 제한되면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대리운전 수요는 식당과 술집 등의 영업 제한 시간 30분 전후로 집중되고 있다.

반면 대리운전 기사들은 과거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로 인해 대리운전 이용자가 일시에 몰리게 되면 수요와 공급의 심각한 불균형이 초래되고 이같은 문제가 대리운전 웃돈이라는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다.

대리업체나 기사들이 노골적으로 이용자들에게 웃돈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추가 요금을 부담하더라도 빠른 귀가를 원하는 이용자들의 심리를 이용한 ‘손님 골라잡기’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20일 전주지역 대리운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지역 내 대리운전비 1회 이용 비용이 약 30% 정도 인상됐다.

실제 1만원이던 전주 시내 요금은 1만3천원으로, 다소 외곽에 위치한 전주 혁신도시 등은 1만5천원에서 1만7-8천원으로, 익산과 김제 등은 2만원에서 2만5천원 등으로 각각 인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최근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인해 식당과 술집 등의 실내 영업이 밤 9시에 조기 마감돼 특정시간대(8시 30분-9시 30분 사이) 대리운전 수요가 급증, 웃돈 액수에 따라 골라 태우기 영업이 성행하고 있다.

일부 대리운전 업체는 “지금 콜이 많이 밀려있으니 돈을 더 올리면 금방 잡힐 것 같다”며 우회적으로 추가 비용을 권유하는 실정이다.

대리운전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속에 고객은 ‘을’이 될 수밖에 없고 손님 선택권을 가진 대리기사들이 ‘갑’이 돼 사실상 배짱영업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회사원 A(37)씨는 “사전 공지도 없이 대리운전비를 인상시킨 것도 모자라 웃돈을 주지 않으면 아예 대리운전을 잡을 수 없어 화가 난다”며 “간혹 기본 요금의 두 배를 불러도 20-30분 이상 기다려야 했던 적도 종종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리운전 기사들도 항변하고 있다.

대리기사들은 “예전에는 새벽 1-2시까지도 콜이 이어져 고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요즘에는 밤 10시 이후면 사실상 손님이 끊겨 버린다”며 “먹고 살기 위해서는 추가 비용을 주는 손님을 확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김강운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전북지부장은 “밤 9시 전후로만 대리운전 콜이 집중돼 수익이 줄다 보니 대리기사들이 추가 비용을 더 많이 주는 손님을 확보하는 경향이 있다”며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된 이후부터 대리기사가 절반 가까이 감소하면서 특정시간대 대리운전 대란은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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