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했습니다” 익명 기부자, 선행 마을버스 운전원에 격려금 보내
“감동했습니다” 익명 기부자, 선행 마을버스 운전원에 격려금 보내
  • 권순재 기자
  • 승인 2021.01.07 17: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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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내주신 응원은 어려운 이웃에 전달하고 마음만 감사히 받겠습니다.”

 지난 6일 오후 전주시설공단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와 민원인과 공단 직원의 실랑이가 한바탕 벌어졌다.

 신속한 조치로 의식을 잃은 70대 승객을 구한 전주시설공단 마을버스 ‘바로온’ 운전원 주대영(52) 주임에게 한사코 격려금을 보내겠다는 것. 이날 언론보도를 통해 주 주임의 선행을 접하고 감동했다는 이유에서다.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인 준공무원 신분이어서 외부로부터 금품을 받을 수 없다”는 공단 직원의 거듭된 고사에도 “그럼 도대체 얼마까지 허용되느냐”는 민원인의 호통이 이어졌다.

 결국 “3만 원 정도는 괜찮을 것 같다”는 직원의 대답에 민원인은 곧바로 3만 원을 송금했다. 이어 민원인은 “자신의 이름이나 나이를 밝히지 말고 사무실 전화기에 찍힌 발신 번호까지 지우라”고 당부했다.

 마을버스 운행을 마치고 이 소식을 뒤늦게 전해들은 주 주임은 흔쾌히 그 돈을 ‘바로함’에 넣었다. ‘바로함’은 ‘바로온’ 운전원들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운전원 휴게실에 비치해 둔 성금 모금함이다. 바로온 운전원들은 새해를 맞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모금함에 모인 돈을 기부할 예정이다.

 앞서 주 주임은 지난 5일 신속한 조치로 의식을 잃은 70대 승객을 구했다.

 그는 승객 A(79·여)씨가 목적지를 앞두고 의식을 잃은 것을 발견해 119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 119 종합상황실의 안내에 따라 10여 분간 깨워 의식을 되찾게 했다.

 주 주임의 이 같은 선행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포털 사이트 등에 ‘어려운 시기에 따뜻한 기사가 너무 좋다’, ‘코로나19로 인해 세상 민심이 삭막해 지고 있는 현 상황에 아직도 전주는 살만한 도시’, ‘진정한 영웅은 이런 분’ 등 격려의 댓글들이 이어졌다.

 주대영 주임은 “할 일을 했을 뿐 별 탈 없이 할머니가 의식을 되찾아 다행이다”며 “앞으로도 바로온을 이용하시는 승객 분들을 친절하고 편하게 모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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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주 2021-01-09 10:38:17
신속한 조치로 의식을 잃은 승객을 구한 운전원분도, 그 소식에 감동 받아 익명으로 격려금을 건넨 기부자분도 마음을 참 따뜻하게 해주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돈을 성금 모금함인 ‘바로함’에 넣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모금함에 모인 돈을 기부할 예정이라는 사실, 정말 멋집니다.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