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예인열전(시각예술편) 발간 기념전 ‘기록하고 기억하다’를 보고
익산예인열전(시각예술편) 발간 기념전 ‘기록하고 기억하다’를 보고
  • 피아니스트 이봉기
  • 승인 2021.01.0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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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은 전 세계를 강타하여 생활환경까지 바꾸어 놓은 코로나19로 지구촌 모든 가족이 인류 역사상 유래 없는 한 해를 보낸 것 같다. 필자 또한 다행스럽게도 연주회가 계획대로 진행될 때도 있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몇 차례 연기 끝에 진행하면서 가슴 조일 때가 많았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리는 국제 피아노 경연 대회에 한국을 대표해 심사위원으로 위촉됐으나 취소가 되어 많은 아쉬움을 남긴 특별한 한해였다.

 (재)익산문화관광재단에서는 2017년부터 시각예술, 문학, 공연예술 등 매년 작고 예인들 중 익산에서 출생 또는 10년 이상 관련 분야에서 활동하며 예술적 가치를 남긴 예인들의 명성과 발자취를 찾아 서적으로 그리고 전시회로 남기는 어느 도시에서도 흔히 볼 수 없는 작업을 그동안 진행해오고 있었다. 올해에는 시각예술분야 두 번째 이야기로 권갑석(서예), 소병호(서양화), 장령(서양화), 최웅(서양화), 최정균(서예), 하실(서양화) 등의 대가들을 예인으로 추대하고 책을 발간함과 동시에 전시회를 개최하여 예인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마련하였다. 이는 익산 시민뿐만 아니라 전북도민들에게도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았으리라 생각이 든다.

  여산 권갑석 선생은 교육자이자 서예가로서 쉼 없이 학문과 예술, 수신과 수행정신을 작품에 그대로 녹여냈다. 그의 작품은 작품 소재 및 형식뿐 아니라 다양한 서체로의 표현까지 다채로운 작품세계를 구현했다.

  소병호 선생은 지역 서양화단의 1세대 작가로서 미술의 신념을 담아 정통으로 제자들을 키워내면서도 인물화에 무게를 두고 정물화, 풍경화 등의 작품 활동을 했다. 장령 선생은 척박한 1960년대 미술계의 여건 속에서도 노력 하나도 지역의 서양화를 뿌리내리는데 일조했다.

 풍광 좋은 자연 풍경에 뿌리를 둔 자연주의 양식을 추구하며 전북인의 삶과 자연을 표현했다. 최웅은 익산에서 왕성한 작품 활동과 협회 업무, 후진 양성 등을 병행하면서 끊임없이 지역을 지켰다. 정규 교육을 받진 못했지만 서양화의 정통성에 입각해 충실하고 깊이 있는 표현적 특징으로 ≪제28회 국전≫ 서양화 부문 입선, 프랑스 ≪르 살롱전≫ 은상을 수상하며 본인의 실력을 입증하기도 하였다. 최정균 선생은 종교도 예술로 승화시켰고 교육도 예술로 완성 시켰다. 그의 작품은 곧은 성품을 그대로 품고 있다.

 서예의 고전 필획에 입각하여 현대성을 추구한 세련미와 결구의 조형미는 한국적 개성을 드러낸 온고지신의 결정체였고,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 서예와 문인화에까지 예술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다. 작가 하실이 걸었던 화가의 길은 본인의 모습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습성과 같았다. 호황과 위기의 소용돌이를 작가 하실은 탄탄한 조형세계로 헤쳐나갔다.

  이렇듯 지역을 넘어 문화예술계의 역사에 남을 익산의 예인들을 글로 새기고 감상할 수 있었던 것은 필자의 큰 행복으로 남는다. 거대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실행에 옮긴 익산문화관광재단 직원들, 그리고 불철주야 익산 시민을 위해 애쓰는 장성국 대표이사의 노력들이 익산의 예인보다 더 길이 남길 바란다. 2021년 더욱더 알찬 기획으로 익산 시민의 귀와 눈을 행복하게 해주길 부탁한다.

 

 글 = 피아니스트 이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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