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운은 소나기처럼 왔지만 그래도...
액운은 소나기처럼 왔지만 그래도...
  • 이상표 진안 정천 봉학로
  • 승인 2020.12.03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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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나에게는 액운의 한 해가 아닌가 싶다.

 물론 세계가 코로나19로 액운이 낀 해이지만 나에겐 한 평생을 같이 한 아내가 나와 만나 고생끝에 지난 8월에 세상을 떠나고, 아내가 없는 낮선 환경에 독수공방에 밤잠을 설치며 뒤척이면서 힘없이 생활하고 있는데, 지난 11월에 장가도 못가고 이른 나이에 병들어 고생만 하다가 큰아들 마저 지 엄마 따라 떠나갔다.

 나에게 불행이란 폭우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형색이어서 눈물도, 의욕도 매마르고 삶의 의욕 또한 솟아나지 않는다.

올해 연이어 치르는 아내와 아들과의 이별에 정신은 못차리겠고, 머리는 어지럽고 아침과 낮에 나의 유일한 낙이었던 산책도 흥이 나지 않는다.

 둘을 생각하면 나로 따라가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남은 여생 나 혼자 어떻게 살라고 이리 떠났소”

혼자 지내는 내겐 이 말만 떠오르고 혼잣말을 하는 버릇이 생겼다.

 아직은 큰 병이 찾아오지는 않았고 움직이는데 지장이 없는 비교적 건강한 상태이지만, 의욕이 없는 생활을 이어져 갔지만 삶은 이어져 가야 한다.

 나에겐 그래도 큰딸, 작은딸, 막내딸과 사위, 손주들이 눈앞에서 나를 위로해주고 있고, 조카들도 나를 보러오는 등 주위사람들 덕분에 그나마 간신히 밥숫갈은 뜨고 있다.

 내 주위를 둘러보면 나는 혼자만 있는게 아니었다. 자식들이 있고, 이웃친척이 있고, 손주들이 있었던 것이다.

세계를 움추리게 했던 코로나19도 백신으로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이 보이는 가운데 이제 나는 하늘이 나를 불러올때까지 내 주위 사람들을 위해서도 굳건한 정신으로 살아가야겠다.

 나보다 일찍 하늘나라로 간 아내와 큰아들은 그곳에선 모자간의 끈끈한 정을 나누며 고통도 슬픔도 근심 걱정 없이 충만한 사랑으로 행복하게 지내고 있겠지.

 이상표 / 진안 정천 봉학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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