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우리말 산책] (13) 익숙한 것 같지만 잘못 쓰고 있는 우리말
[바른 우리말 산책] (13) 익숙한 것 같지만 잘못 쓰고 있는 우리말
  • 안도 전 전라북도 국어진흥위원회 위원장
  • 승인 2020.11.3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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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익숙한 것 같지만 잘못 쓰고 있는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아침이면 “좋은 하루 되세요”하고 인사한다. 그런데 여기서 ‘되다’는 무언가로 변하거나, 어떤 위치에 이른다는 의미의 동사다. 따라서 이 문장에 숨겨진 주어는 듣는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이 ‘하루가 될 수는’ 없다. 따라서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고 해야 한다.
 

  뇌졸중 (腦卒中)은 뇌의 급격한 순환장애에 의하여 일어나는 증상으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반신불수가 되는 전형적인 질환의 총칭이다. 뇌혈관장애의 동의어로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한방(韓方)에서 졸중(卒中)이란 돌연히 어긋나거나 기울어진 사기(邪氣)나 사풍(邪風)의 의미로, 졸중풍(卒中風)의 줄임말이며 중풍(中風)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흔히 병명 뒤에 붙는 ‘-증(症)’을 붙여 뇌졸증이라고 쓰는 것은 옳지 않다.
 

 ‘몇일’과 ‘며칠’의 쓰임도 바로 알자. ‘오늘 몇일이야?’와 ‘오늘 며칠이야?’는 어떻게 다를까? 날짜를 말할 때는 ‘몇일’, 기간을 말할 때는 ‘며칠’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앞의 경우에도 ‘며칠’이라고 쓰는 것이 옳다. 새로운 표준어에서 ‘며칠’은 두 가지 뜻을 모두 포함하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든 ‘며칠’로 써야 한다는 걸 잊지 말자.
 

 ‘정말 감사드립니다’와 ‘정말 감사합니다’어떤 말이 옳을까? ‘드리다’는 ‘주다’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이므로 ‘감사’를 ‘드린다’는 것은 어법상 잘못된 표현이다. ‘축하드린다’도 마찬가지다. 이 두 단어는 ‘감사합니다’, ‘축하합니다’라고 해야 적절하다. 반면에, ‘말씀’의 경우는 ‘드린다’를 사용하는 것이 옳은 표현이므로 ‘말씀드린다’라고 해도 문제될 것 없다.
 

 ‘과반수 이상이 동의했다’와 ‘과반수가 동의했다’는 어떻게 다를까? ‘과반수’라는 말 자체에 ‘절반이 넘는 수’라는 뜻이 담겨 있다. 그러므로 ‘과반수 이상’은 ‘절반이 넘는 이상이라는 의미가 중복된다. 깔끔하게 ‘과반수가 동의했다’로 사용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안도 전 전라북도 국어진흥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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