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공감으로 촘촘히 짜인 과학자의 냉철한 사유 ‘생명을 보는 마음’
따뜻한 공감으로 촘촘히 짜인 과학자의 냉철한 사유 ‘생명을 보는 마음’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11.25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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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과학자이자 생태작가 김성호씨가 자연과 함께한 60여 년의 삶을 기록한 ‘생명을 보는 마음(풀빛·2만2,000원)’을 펴냈다.

 ‘새 아빠’라는 별명으로 불릴 만큼 새에 빠져 살며 관찰하고 기록한 책들을 다수 펴냈고, 관찰과 생명에 대한 철학을 담은 책도 여러 권 썼지만 이번의 기록만큼은 다르다.

 그가 온 생애를 바쳐 가까이서 관찰하고, 그들의 삶과 함께 했으며 머리와 몸과 마음이 정성으로 가득차서 바라본 생명에 대한 마음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동물에 대한 마음, 식물에 대한 마음, 작은 것들에 대한 마음을 나누어 쓰고 있다.

 동물에 대해서는 어린 시절에 만나 때론 친구도 되었던 다양한 동물들을 시작으로, 새·야생조류·반려동물·멸종위기종·야생동물·동물축제 속 동물·동물원 동물·실험동물·바이러스를 망라한다.

 식물에 대해서는 자신의 경험 속 식물을 시작으로 식물에 대한 학문적 정리를 하면서 왜 식물이 위기 상황인지에 대해 설명한다.

 미생물에 대해서는 세균·진균·원생동물로 나눠 설명하는데,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는 그 작은 것들과 우리가 맺는 관계가 새롭게 다가온다.

 책을 펼쳐 한 문장 한 문장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자연에서 뛰놀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된다. 어느 곳을 펼쳐도 책은 잊었던 자연의 품으로 독자를 안내하니, 기가 막히다. 그 어떤 장을 펼쳐도 개인의 경험이 묻어나지 않는 무미건조한 제3자적 연구 자세는 없어 믿음이 간다. 이 책은 생명에 대한 정보를 알려 주기 위한 책이 아니라 생명과 자연에 공감하게 만드는 통로인 것이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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