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언사전 연구책임자 “벤또, 구르마 전라북도 방언 맞다”
방언사전 연구책임자 “벤또, 구르마 전라북도 방언 맞다”
  • 김혜지 기자
  • 승인 2020.11.17 18:3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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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 논란 일자 2천만원 들여 발간한 사전 220부 회수·폐기 조치 중

“벤또, 사쿠라, 구르마 등은 과거에 전라북도 지역민들이 실제로 썼던 단어였습니다.”

‘전라북도 방언사전’ 연구책임자였던 소강춘 국립국어원장이 최근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된 사항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소 원장은 “충분한 자료를 근거로 사전에 실을 2만여개 단어 중 자주 썼던 단어 1만개를 뽑은 것인데 일부 일반인들의 시각에서 공감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삭제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전북도는 논란이 일자 초판으로 발간된 사전 220부에 대해 회수 조치에 나섰다. 사실상 문제를 인정하고 폐기 처분하겠다는 게 전북도의 입장이다.

하지만, 당시 사전 제작에 참여했던 집필진들은 이같은 대응에 공감하기 어렵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전라북도는 방언을 정리한 자료가 없다는 이유로 사전 제작이 시작됐는데 일부 민원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곧바로 처분하는 것은 당초 작업 계획을 부정하는 꼴이라는 것이다.

소 원장은 “지금도 우리가 사용하는 말 중에 외래어가 많은데 어원이 다른 나라라는 이유로 기록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그런 차원에서 타지역 방언 사전에도 당시의 현상 그대로를 반영해 각종 외래어가 등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전북도는 ‘전라북도 국어문화 진흥 조례’에 따라 지난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전주대 산학협력단과 함께 방언사전 편찬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용역비는 총 3억원으로, 이 중 2억원은 집필진 등 관계자 20여명의 인건비, 1억원은 자료 수집, 온라인 시스템 구축, 회의비 등으로 쓰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전 발간비는 별도로 전북도에서 2천만원을 투입해 초판본 220권을 냈다.

소량만 종이사전으로 발간을 하고 온라인 DB를 구축해 지속적으로 발굴·축적해 나가겠다는 게 당초 계획이다.

그러던 중 출간을 앞둔 지난해 “‘벤또’, ‘사쿠라’ 등은 일본 외래어로 오류”라는 민원이 제기되자 집필진 3명과 해당 민원인이 참여해 세 차례에 걸쳐 수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라북도 방언사전 공동 책임연구자 박기범 전주대 교수는 “방언은 ‘당시에 지역민들이 사용한 언어’인데 그 배경에 뼈아픈 과거가 있다고 배제해야 한다는 것은 학술적 개념에서 벗어난 또다른 문제”라며 “전북에서 처음 제작한 사전인 만큼 부족한 부분은 있겠으나, 여러 자료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신중하게 판단하고 보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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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2020-11-18 09:38:55
실명으로 댓글 답니다

기가 막히는 핑계네요 잘못하셨으면 인정하고 폐기하시죠!!!!!!
독자 2020-11-18 07:02:46
아니 지금 무슨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리고 지금 현재 국어원장님!!! 더 놀랍네요 세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