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중지추(囊中之錐)라는 말이 있다. 능력과 재주가 뛰어난 사람은 어떤 상황에 있어도 언젠가는 인정을 받기 마련이라는 말이다.
낭중지추 고사의 주인공인 모수는 오랫동안 재능을 인정받지 못했지만, 누군가 도와줬다면 조금 더 빨리 세상에 나와 좋은 평가를 받았을지도 모른다. 정보가 부족해서 주변의 아주 훌륭한 병원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일생을 함께하며 자주 접하는 병원 의료서비스 이용에서 좀 더 빠른 낭중지추를 돕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어떨까.
우리는 의료서비스와 함께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고자 노력한다. 내가 방문하고 있는 병원이 제대로 된 진료와 검사를 시행했는지. 안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 궁금해할 것이며, 더 나은 수준의 병원에서 진료받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한 욕구다.
우리의 당연한 욕구는 인터넷 검색창을 향하고, 차고 넘치는 정보의 홍수에 종종 빠지게 한다.
우리에게는 가족, 지인이 믿을만한 병원에 가길 원해 검색한 인터넷 카페 글과 댓글이 광고인지 아닌지 헷갈려본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인증되어 있지 않은 주관적인 의견이 많아 정확한 평가기준에 의한 정보를 얻기란 쉽지가 않다.
감기 걸린 아이에게 병원의 항생제 처방이 얼마나 적정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일반 사람들이 알아내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이런 의료 정보의 홍수 속에서 심평원은 나침반이 되고자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여 의료기관간 격차를 줄이고, 국민에게는 평가정보를 공개해 의료선택권을 보장하고자 ‘요양급여 적정성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병원에서 국민에게 제공된 의료서비스의 질적 수준과 비용부담이 적정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항생제 처방률 평가 등을 시작으로 뇌졸중 등 급성기 질환,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 환자경험 등으로 확대해 현재 35개 항목에 대한 평가를 시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이는 심평원 홈페이지(http://www.hira.or.kr/main.do)에 접속해 병원 평가 관련 정보를 검색하면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더불어 환자중심의 의료문화를 확산하고자 ‘환자경험평가’를 도입하였다. 환자가 직접 참여하여 국민의 목소리를 의료현장에 반영하기에 환자중심 의료서비스 제공에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우리지역 좋은 병원 찾기 서비스’를 통해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 이용 선택의 폭이 더 넓어지고 있다.
“내 아이를 치료하는 동네 병원의 적절한 항생제 처방을 확인하는 순간, 걱정스러운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라는 한 엄마처럼 우리도 괜찮은 병원을 선택하고 평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확산과 감소를 반복하고 있기에,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염려로 병원 방문을 꺼리는 경우도 많아졌다. 그러나 마냥 미룰 수만은 없거나, 치료를 늦춰서는 안 되는 경우들도 있기에 나에게 맞는 좋은 병원을 직접 선택하게 하는 적정성 평가결과가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문득 오로지 맛과 품질로 최고의 커피를 만들겠다는 각오로 인적 드문 강릉 시골에서 시작한 어느 카페가 생각난다. 이 카페는 시골 오지의 지리적 어려움에도, 끊임없는 맛과 품질 개선 노력을 통해 최고의 커피라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결국 전국의 많은 사람이 그 먼 거리를 기꺼이 찾아가는 한국을 대표하는 카페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이처럼 심평원의 제도를 활용한다면 주변의 좋은 병원을 분명히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좋은 서비스로 낭중지추처럼 알려질 병원이지만, 평가 제도를 활용한다면 더 빨리 세상에 알려져 다양한 사람이 양질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인병로<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주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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