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영 장수문학회장, 첫 산문집 ‘그 분’ 펴내…순수한 글쓰기의 시작
고강영 장수문학회장, 첫 산문집 ‘그 분’ 펴내…순수한 글쓰기의 시작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10.07 16: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엄마,/ 이제 다리 안 아프지?/ 고관절 골절로 다리 아파 할 때/ 내 가슴도 시커멓게 타버렸지./ 엄마 떠나고/ 비 내리다 맑게 갠 하늘을 올려다보며/ 내 가슴의 타다 남은 숯검정으로/ 엄마의 얼굴을 그려 봐.’「엄마 잘 가」중에서

 100세를 일기로 소천한 어머니를 떠나 보낸 일흔을 앞둔 아들에게도 엄마는 엄마일 뿐이다. 그 이름만 불러도 눈시울이 붉어지게 되는 ‘엄마’ 말이다.

 고강영 수필가가 펴낸 첫 산문집 ‘그 분(도서출판 장수문협·1만4,000원)’에는 그 엄마를 향한 절절한 그리움이 채워져 있다. 그의 나이 여섯, 엄마의 나이는 서른 여섯. 너무도 젊었고, 너무도 빨랐다.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다섯 남매와 함께 나누었던 엄마의 삶은 그에게 역사가 되었다. 억척같이 살아낸 엄마를 보면서 그는 인생사는 법을 익혔다. 폭풍우가 쏟아져도, 맑은 해가 나타나도, 차가운 바람이 불어도 그를 붙잡아주고 그의 발걸음을 인도해 준 사람은 바로 엄마였다.

 그래서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었다. 엄마의 삶을 기록해야만 했다. 수필을 공부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그의 삶과 문학은 엄마로 물들었다. 엄마처럼 살았고 엄마의 거울에 자신을 평생 비추었다. 엄마의 삶의 중심주제였던 하나님을 자신의 삶으로 승계했다.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평생 기도하며 삶을 보듬고 쓰고, 또 쓴다.

 수필가의 삶의 주제는 엄마와 하나님, 바로 그 분으로 통한다. 그 고마운 마음을 담아 그가 직접 쓴 제호 ‘그 분’에서는 그리움과 사랑까지도 느껴진다. 소박한 것만큼 아름다운 것이 없다. 순수한 글은 사람을 몇 배 감동시킨다.

 고강영 수필가는 “글을 쓴다는 것이 어렵고, 때론 생각이 열리지 않아 한계를 절감하게 하는 작업이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글쓰기를 놓을 수가 없었다”면서 “늦게나마 수필을 만나 일상의 삶 속에서 나의 삶과 삶의 본질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음이 은혜다”고 말했다.

 이남진 소설가는 ‘순수라는 무서움’이라는 제하의 추천사에 “글이란 그 사람의 분신이다. 그래서 글에는 글쓴이의 생각과 호흡이 그대로 담겨있다”며 “삶을 문자로 옮기면 수필이 되고 시가 되고 소설이 되는데, 그냥 아주 쉽게 서툴 듯 자기가 생각하고 하루 산 이야기를 그리고 이미 오래전 옛날부터 살아온 일들을 요지가지 기억해 내며 글로 쓰고 있는데 장수의 과거를 소환하며 글에 빠져들게 한다”고 적었다.

 고강영 수필가는 대한문학(2006년)으로 등단해 행촌수필문학회, 장수문인협회에서 활동했다. 민주평화통일장수군협의회장과 장수군사회복지협의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장수군지역사회보장협의체 민간위원장, 장수문학회장, 장수평화의소녀상건립추진위원장, 장수군사회복지협의회장으로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다.

 김미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