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기부 발길 끊긴 사회복지시설
코로나19로 기부 발길 끊긴 사회복지시설
  • 양병웅 기자
  • 승인 2020.09.1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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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덮친 우울한 추석 명절 <상>
16일 코로나19 감염 우려 등으로 기부와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끊겨 평소와 다른 우울한 추석이 예상되는 완주 선덕보육원에 아이들이 밖에 나가지 못해 정서적으로 힘든 날을 보내고 있다.   김현표 기자
16일 코로나19 감염 우려 등으로 기부와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끊겨 평소와 다른 우울한 추석이 예상되는 완주 선덕보육원에 아이들이 밖에 나가지 못해 정서적으로 힘든 날을 보내고 있다. 김현표 기자

 민족 대명절인 추석이 다가왔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우울한 추석이라는 표현이 전혀 무색하지 않은 상황이다. ‘오늘만 같아라’라며 풍성한 한가위를 보내라는 일상적인 명절 인사조차 허투로 건낼 수 없는 지경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고향집 방문조차 못하는 청년, 영상통화로나마 섭섭한 마음을 홀로 달랠 독거노인, 봉사자 방문조차 끊긴 보육시설 아동, 최근 집중호우 및 태풍으로 삶의 터전을 상실하고도 지원의 손길이 제대로 닿지 못하는 피해 주민 등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할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주변 이웃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 절실한 지금, 본보가 복지시설 등을 찾아 이야기를 들었다.<편집자주>  



 “올 추석은 후원의 손길이 유난히 뜸한 것 같습니다. 특히 아쉬워하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추석을 2주 앞둔 16일 이순옥 완주 선덕보육원 원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기부와 봉사가 줄어든 상황을 설명하며 씁쓸해 했다.

 예년 같으면 추석 명절을 앞두고 도내 각 지자체 등 공공기관은 물론 기업 관계자들이 따뜻한 정을 나누고자 보육원을 찾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기부와 봉사자 방문이 줄어들면서 상황이 사뭇 다르다.

 해마다 추석 명절 각계의 온정이 모일 때면 보육원 안에서는 식구들의 환한 미소와 웃음소리가 가득했지만 올해는 아이들 얼굴에 그늘이 짙다. 느닷없이 찾아온 코로나19는 이런 명절의 따스함마저 앗아가고 말았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로 보육원 내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은 이미 지난 2월부터 끊긴 상태다.

 정기적인 기부는 아니더라도 명절 때마다 들어오던 일회성 후원금도 올해는 눈에 띄게 줄어 재정난까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올여름 기록적인 폭우와 장마, 태풍으로 보육원 내 일부 시설 등이 피해를 입었지만 아직 복구에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이진우 국장은 “올해의 경우 현재까지 명절 후원이 단 한 건도 없다”며 “비록 추석까지는 2주 가량 남았지만 이 상태라면 지난해와 비교할 때 절반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진우 국장은 그러면서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 상황이 안좋다는 것을 알기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분들에게 연락 드리기가 조심스럽다”며 “명절의 풍족함과 즐거움이 코로나19로 사라진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이 처럼 사람 손길과 후원 등이 사실상 끊기면서 보육원 내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미취학 아동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보육원 내에는 36명이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는데 일부 아이들이 외로움과 무기력증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아이들의 외출과 외박이 금지된 상황 속에 사실상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어진 이유에서다.

 A(16)군은 “매번 명절마다 보육원을 찾은 사람들과 영화를 보거나 체육 및 음악활동을 하는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며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집에도 갈 수 없고 아무도 만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니 답답한 느낌이다”고 말했다.

 보육원 내에서는 명절을 맞아 아이들의 무료함을 달래주기 위해 각종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집단 감염에 대한 우려로 활동이 크게 제한돼 아이들의 외로움을 모두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순옥 원장은 “무엇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보육원에 대한 관심과 후원 등이 아예 끊길까봐 우려된다”며 “아이들에 대한 관심은 한시적이 아닌 지속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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