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두고 돌아보는 효문화 ‘전북효문화보감’ 눈길
추석 앞두고 돌아보는 효문화 ‘전북효문화보감’ 눈길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9.08 17: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효자 조대수는 어려서부터 성품이 온순하고 효성이 지극해 다섯 살 때 아버지 병환이 위독하게 되자 대변을 맛보며 병을 가리고 약을 썼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무덤 곁에 움막을 짓고 3년을 정성껏 모셨으며, 어머니가 남편을 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우물에 뛰어들자 급히 구해 온갖 효도를 다했다. 아버지의 효성을 그대로 본받은 효자 조유덕은 열 살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예절을 다해 장례를 치르고 무덤 곁에 움막을 짓고 3년을 시묘했다. 이들 부자의 효심은 김제시 청하면 관상리에 세운 조대수, 조유덕 정려각으로 기리고 있다.

 남원시 송동면 흑송리에는 강선근, 강순구 효열비가 있다. 효자 강성근은 아침과 저녁마다 부모님의 건강을 살피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늘 가까이에서 지극정성으로 부모님을 봉양하였고 아버지가 부모님을 지극정성으로 봉양하는 모습을 보고 자란 효자 강순구 또한 그대로 효행을 실천해 그 효행이 높아 그 뜻을 기리고자 효열비를 세웠다. 순구의 아들은 흑송리 이장을 지내며 부모와 가족을 넘어 마을 주민들을 돕는 삶을 살아가며 선조의 효행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효(孝)는 개념으로서만 존재하는 덕목이 아니라 생활로, 일상으로 살아 꿈틀대는 생활철학 그 자체다.

 그 모습은 시대에 따라 다르지만, 효 문화가 영원토록 계승해야하는 소중한 가치의 문화유산임을 깨우쳐주는 책이 발간돼 눈길을 끈다.

 (사)전북노인복지효문화연구원(총재 소순갑)이 효를 근본으로 한 자랑스러운 효 문화를 선조들이 어떻게 철저하게 지켜왔는지를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전라북도에 산재한 효 문화비를 찾아 세워진 내력, 연월일, 형태, 설화 등을 찾아 꼼꼼하게 기록한 ‘전북효문화보감’이 그것.

 전라북도문화원에서 발행한 ‘충효열자료집’을 참고해 만든 책은 장장 544 페이지에 걸쳐 지역별 효 문화 자료를 총망라해 두고 있다.

 병석에 계신 부모를 위해 동지섣달에 꽁꽁 얼어붙은 저수지에 들어가 잉어 잡기에 몰두하자 별안간 얼음이 깨지고 잉어가 효자 앞에 다가와 잉어를 잡아 드릴 수 있었고, 아버지의 부스럼을 입으로 빨아 낫게 했다는 사연도 있다. 위독하진 어머니가 꿩고기가 먹고 싶다 하여 하늘에 기도드리니 매가 꿩을 잡아 발 아래 떨어뜨렸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나 엄동 설한 추운 겨울에 매일 자라를 찾아 달여 그 증기를 부친의 탈항에 쏘여 완쾌시켰다는 효행까지…. 14개 시·군의 효자, 효부, 열녀로부터 굽이굽이 이어져 내려온 선조들의 효 문화와 관련된 설화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또 정려·정각의 이해와 종류, 전통적인 효의 의미, 현대적인 효의 의미, 효행장려 및 지원에 관한 법률, 효 관련 교육기관 등도 부록으로 담아 효 문화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소순갑 총재는 “더듬어 보면 많은 충신 열사의 뒤안길에는 효가 있었다. 그래서 우리 선조들, 효자들의 왕 또는 황제가 만백성의 본이 되도록 효자문, 효자각, 효자비를 세우도록 하였으며 때론 고을 원님, 때론 마을에서 소문난 효자에게 모든 이에게 본이 되도록 선양했다”며 “효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행복한 미래 전북은 효 실천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