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5주년 맞아 전주시 지속적인 일제 잔재 청산 전개
광복 75주년 맞아 전주시 지속적인 일제 잔재 청산 전개
  • 권순재 기자
  • 승인 2020.08.1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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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시가 친일 논란이 있는 지역 출신 시인의 추모비 옆에 친일행적을 알리는 안내판을 설치하는 등 광복 75주년을 맞아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데 주력키로 했다.

 13일 전주시에 따르면 시는 오는 29일 덕진공원 내 김해강 시비 옆에 친일행적을 알리는 안내판을 설치할 계획이다. 지난 1910년 8월 29일이 경술국치일이었던 역사적 아픔을 기억하고 후손들이 이를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친일행적 안내판 설치 사업을 주관하는 시와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는 전주 출신인 김해강(1903~1987) 시인이 당시 일제의 황국신민화와 대동아공영권을 찬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광복회는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김해강 시인의 이름을 올려놓았다.

 그는 1942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명 ‘가미카제’로 불렸던 자살특공대를 칭송한 ‘돌아오지 않는 아홉 장사’라는 시를 남겼다. 이 시는 진주만에서 전사한 일본군 9명의 죽음을 칭송하고 있고 ‘매일신보’에 실렸다. ‘아름다운 태양’, ‘호주여’, ‘인도 민중에게’ 등도 일본제국주의의 편에 서서 쓰인 시라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전주시는 친일행적 안내판 설치와 함께 그가 작사한 ‘전주시민의 노래’ 또한 새로 만들 계획이다. 1950년대 만든 이 노래는 전주시민의 정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현세대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새 노래는 시민 선호도 조사와 자문위원회 심사 등을 거쳐 오는 11월쯤 윤곽을 드러낸다. 시는 내년 1월 조례 개정을 통해 새로운 전주시민의 노래를 공표하고 시민들에게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앞서 시는 3·1운동 100주년인 지난해부터 일제 잔재 지우기에 나서 지명을 변경하고 다가교 석등에 안내판을 설치한 바 있다.

 동산동은 일제강점기 미쓰비시 기업 총수의 호인 ‘동산’(東山)을 사용한 동산농사주식회사에서 유래됐다는 주장에 제기됨에 따라 동 명칭을 바꿨다.

 이와 관련 전주시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의견 수렴 등을 거쳐 ‘뜻을 이뤄주고 용(龍)이 여의주를 물고 승천한다’는 포괄적 의미를 담고 있는 ‘여의동’을 새로운 동 명칭으로 선정한 바 있다.

 또한 시는 1937년 다가교 세워진 석등과 관련해서는 1914년 이두황이 세운 전주 신사와 1919년 마쓰모토의 개인 신사에서 참배 길로 활용됐다는 내용의 역사적 사실을 담아 안내판을 설치했다.

 이 석등은 그간 일본 야스쿠니 신사 석등 등과 모습이 흡사해 존치 여부를 놓고 논란이 제기돼 왔으나 전주시는 슬픈 역사도 우리 역사의 일부로 후세가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는 취지로 존치시켰다.

 전주시 관계자는 “앞으로 시민들의 힘을 모아 일제 잔재를 찾아내고 없애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광복 75주년을 맞이한 후손들은 과거 역사를 거울 삼아 발전적인 조국의 미래를 열어가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권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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