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PAF 발표작 눈에 띠는 역사극 두 편
JBPAF 발표작 눈에 띠는 역사극 두 편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8.11 1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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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판소리의 ‘꽃 찾으러 왔단다’, (유)뮤지컬 수 컴퍼니의 ‘꼬레아 우라’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 지원하는 ‘2020 전라북도공연예술페스타(JBPAF)’를 통해 발표되는 총 17편의 작품 중에 주목되는 역사극이 2편이 있다.

 모던판소리(대표 송봉금)가 선보이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창작 음악극 ‘꽃 찾으러 왔단다’와 (유)뮤지컬 수 컴퍼니(대표 박근영)가 가려져 있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재조명한 창작 뮤지컬 ‘꼬레아 우라’다.

 먼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8월 14일) 저녁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공연되는 ‘꽃 찾으러 왔단다’는 일제 식민지 지배하에 여성들이 겪었던 차별과 억압을 그린 작품이다.

 위안부 문제가 과거의 끝난 역사가 아닌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살아 있는 오늘의 역사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자 하는 청년 예술가들의 마음을 담아낸 결실로 볼 수 있다.

작품의 주인공은 전주 왜망실에서 태어나고 자란 4명의 소녀다. 꽃다운 18세의 나이에 군복 만드는 공장에 가자던 일본군 손에 강제로 이끌려 고향을 떠나게 된다. 그런데 정작 그들이 도착한 곳은 군복 만드는 공장이 아닌 군인을 받는 공장. 무대 위에는 4명의 여인이 겪게 될 시대의 아픔이 고스란히 표현된다. 진은영(최복동 역), 김다송(김금자 역), 김수빈(박미화 역), 전태경(송덕선 역) 등 소리꾼과 뮤지컬배우로 구성해 본질적으로 음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작품의 대본은 안선우 작가가 맡았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과 각종 위안부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철저한 고증의 과정을 거쳤으며, 이를 토대로 위안부 문제의 핵심에 다가가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송지훈 작곡가는 한국적 요소가 담긴 뮤지컬 넘버로 객석의 가슴을 적신다.

 특히 공연은 성적 착취 장면을 배제하고 소녀들의 아름다웠던 일상의 삶이 서서히 무너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관객의 분노를 의도적으로 끌어내기 보다는 본질적인 차원에서 위안부 문제를 바라보고자 한 노력으로 읽혀진다.

 송봉금 연출가는 “전통놀이인 ‘우리 집에 왜 왔니’가 일본의 노래인 ‘하나이치몬메’와 유사하며, 그 가사에서 ‘꽃’이 위안부를 가리킨다는 주장을 접했을 때, 이 놀이를 경험해 본 세대로서 매우 섬뜩함을 느꼈다”며 “일상적인 것에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하면 위안부 문제가 우리의 삶과 연결돼 있고, 미래에도 닿아 있음을 객석이 알아주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창작 뮤지컬 ‘꼬레아 우라(연출 이주현)’는 광복절인 15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 오른다.

 ‘꼬레아 우라’는 가족 모두를 잃고 우여곡절 끝에 일본으로 건너가 이토의 양녀가 된 사다코, 그리고 그런 사다코에게 가족을 인질로 잡혀 안중근의 의병 캠프로 투입돼 밀정으로 활동했던 남자현의 각기 다른 방식의 애국 현장을 담아낸 작품이다. 유명 애국지사의 뒤에서 누구보다 공로가 컸던 가려져 있던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재조명해 진정한 평화가 무엇인지를 고민한다.

 작품을 쓴 김세선 작가 겸 작곡가는 조선을 위한 두 여인의 다른 선택을 살펴보며, 현재에도 진행 중인 이념의 대립과 역사적 인물들의 숨은 이야기를 통해 각자의 신념과 기준은 틀림이 아닌 서로 다름을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동시대를 살아낸 두 여성의 비슷하지만 엇갈린 상황을 들여다보며, 어떤 선택과 판단이 그녀들의 인생을 상반되게 만들었는지 그녀들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꼬레아 우라’는 스트링 위주 오케스트라 편성과 다이나믹한 퍼포먼스, 영화를 보는 듯한 속도감 있는 극적 전개로 관객들을 매료시킬 예정이다. 시대를 초월한 상징적인 의상과 무대 구성도 객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양시은(사다코 역), 이민아(남자현 역), 김류하(안중근 역), 김성민(이토 히로부미 역) 배우가 합류해 연기의 완성도를 높이며, 뮤지컬 수 컴퍼니의 소속 단원들도 갈고 닦은 실력을 보여준다.

 박근영 대표는 “그 어떤 작품보다 심혈을 기울여 만든 뮤지컬 수 컴퍼니의 새로운 대표작으로 전북을 대표하고, 나아가 전 세계적으로 한국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최고의 콘텐츠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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