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산사태 예방 사각지대 곳곳, 집중호우 피해 못 막았다
전북 산사태 예방 사각지대 곳곳, 집중호우 피해 못 막았다
  • 김혜지 기자
  • 승인 2020.08.1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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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산구 학봉1길 주택 경사지 붕괴
완산구 학봉1길 주택 경사지 붕괴

역대급 집중호우로 전북 곳곳에서 산사태 피해가 발생했다. 대부분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산간지역에서 사고가 난 것으로 드러나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1천840개소가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됐다. 지난 이틀 동안(8월 7일~ 8월 9일)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곳은 99개소(15.14ha·10일 오전 기준)로, 대부분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미지정된 구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장수군 번암면 교동리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주택이 매몰돼 2명이 사망했는데 이곳 역시 관리 대상에서 제외돼 있었다.

남원 산동면 요동마을과 주천면 은송리에서도 산사태가 일어나 주민들이 대거 대피해야 했다. 도는 남원 산사태 발생지역에 대해서도 취약지역 지정 여부를 조사중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산사태 발생이 우려되는 곳을 미리 파악해 조치를 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기상청, 산림과학원과 함께 토양함수량 등을 측정해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관리하고, 단계적으로 주의보 발령을 내려 주민들이 미리 대피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산림청에서는 매년 산사태 위험지역에 대해 기초조사를 하고, 지자체에서 정밀조사를 통해 산사태 취약지역을 지정한다. 올해도 도내 160여 개소를 대상으로 심의위원회를 거쳐 산사태 취약지역을 지정한다.

이 지역에 대해서는 예방단의 점검, 배수로 정비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토사, 토석, 유목 등 유출을 막기 위해 사방댐 설치가 이뤄진다. 현재 도내에는 총 965개소에 사방댐이 설치돼 있다.

문제는 자연재해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보니 사고가 발생한 후에 뒤늦게 조치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자연재해를 정확하게 예측하긴 어렵지만, 피해가 반복되지 않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도내 산사태 취약지역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며 “사방댐 설치는 물론 뿌리가 깊게 박혀 수분을 흡수할 수 있는 나무를 심어 산사태 피해를 중장기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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