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한국의 의사수는 OECD 꼴찌인가?
과연 한국의 의사수는 OECD 꼴찌인가?
  • 김형준 휴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 승인 2020.08.10 17: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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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인기리에 방송된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라는 드라마에는 남다른 사명감을 가진 소아 외과의가 주인공중 한명으로 나온다.

소아외과의란 갓난아기의 선천성 질환이나 기형 등 소아환자를 수술하는, 일반외과 전문의 중 다시 세부 전공을 훈련한 고도의 외과 전문의를 말한다. 이런 소아외과의는 국내에 단 48명뿐으로 의대 6년, 인턴과 전공의과정 5년을 마친 후 전문의를 시험을 통과한 다음(그사이 남자는 군대 3년을 다녀와야 한다) 다시 최소 2년이상의 훈련을 통해야 인정받는 매우 길고도 어려운 과정을 마쳐야 할 수 있다.

일단 일반외과 자체가 비인기 전공인데다가 더욱이 소아외과의는 더 고되고, 의료사고 가능성과 보호자들의 소송가능성도 매우 높고, 최근 낮은 출생률과 산전 기형아 검진율이 높아져 이걸 하려는 의사도 없고, 환자를 보면 볼수록 손해뿐인데 소아외과의를 고용하려는 병원도 없는 실정이다.

소아외과의인 동아의대 남소현교수는 “선천성 기형아 수술을 주로 메인으로 하고 있는데 예측이 되는 부분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자본주의의 논리로 운영되는 이 병원에서 수익이 나지 않는 과에 대해서 투자를 계속해 줄 수는 없거든요.”라며 소아외과의가 적은 우리나라의 실정이 현실적으로 이해된다고 말하였다.

남교수처럼 남다른 사명감을 사실상 모든 의사에게 기대할 수도 없고, 현실적으로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 모를 환자를 위해 고도의 훈련된 의료진과 비싼 장비, 언제 쓸지도 모르는 수술실을 준비하며 웬만한 병원들에게 투자를 강요할 수도 없는 것도 현실이다. 더군다나 이런 중환자들의 수술은 건강보험 수가가 원가에 턱없이 부족하게 책정되어 있어 환자를 볼수록 손해가 나기 때문에 중증외상분야의 ‘국보급 외과의’로 유명한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조차도 병원 경영진 눈치를 보아야 하는 처지에 자괴감을 느낀다고 하였을 정도이다.

지난 8월7일 전공의들의 파업에 이어, 대한의사협회는 오는 8월 14일 전국의 동네의원들이 하루 집단휴가를 내고 서울에 상경하여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방침에 항의하는 대규모 집회와 투쟁을 한다고 선언하였다. 앞서 정부는 현재 연 3,058명인 의대 입학정원을 2022년부터 10년간 한시적으로 매년 400명 확대하기로 했다고 발표하였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인구 1천명당 의사 수는 2.4명으로 OECD 평균 3.5명에 크게 못 미친다고 발표하였다. 또한 서울은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3.1명인데 반해 경북은 1.4명, 충남은 1.5명에 불과하는 등 지역의 의사 수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며, 또한 코로나유행에서 대활약한 필수 진료과목인 감염내과전문의는 고작 277명이며, 앞서 예를 든 소아외과의는 전국을 통틀어 채 50명도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지역간, 전공간 불균형이 심각하다고 발표하였다.

이번 의과대학 정원 확대 조치는 무엇보다 우리 국민이 거주하는 지역에 따라 치료에 편차가 생기는 불균형을 개선하고 모든 국민이 어디서나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의 의료인력을 확충하는 내용이 주요한 골자라고 강조하였다.

그러나 이에 의협을 중심으로 의사들은 강력 반발하며 정부의 의대정원 증가에 의사파업이라는 강경책으로 맞서고 있다. 의협의 주장을 보면 우선 우리나라 OECD 평균인 인구 1천명 의사수가 2.4명으로 OECD 평균에 못 치는 것은 사실이나 2009년 인구 천명당 1.7명이었던 것에 비하여 한국은 OECD 국가 중 가장 빠르게 의사수가 증가하고 있고, 출산율이 급격히 감소하는 한국의 실정을 반영하면 10년 뒤에는 오히려 OECD평균을 웃돌 것이며, 더욱이 이번에 늘어나는 정원이 본격적인 의사로 활동할 15~20년 후에는 이미 OECD 최고 수준의 의사수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현재에도 의사수만 OECD 꼴찌 수준일 뿐 우리나라의 의사 1인당 진료 횟수는 OECD 1위인 16.6회(OECD 평균 6.8), 인구 100만명당 병상수는 일본(13.1병상)에 이어 2위(12.3병상), 환자1인당 입원일수는 일본(28.2일)에 이어 2위(18.5일)로 모든 지표가 OECD 최상위권으로 결코 의료 서비스가 부족하다고 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오히려 문제는 의사수가 아니라 OECD 평균에도 못 미치는 GDP대비 의료비로 한국(8.1%)의 비율은 OECD평균(8.8%)에 비해 아직도 저조한 수치이며, 미국(16.8%), 스위스(12.2%), 독일(11.2%), 프랑스 (11.22%), 일본(10.9%), 영국(9.8%)등 의료수준이 비슷한 주요국가에 비해서 턱없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한마디로 적은 의사수와 돈으로 의료서비스는 OECD 최고수준으로 제공했다는 주장인 것이다.

앞선 예에서 설명한 소아외과의의 문제처럼 지역간, 전공별 의사의 불균형은 사실 의사수의 절대치의 부족보다는 건강보험수가나 정부의 의료자원 분배정책의 실패에 따른 결과라 생각할 수 있다.

10년간 지역이나 특수 분야에 의무 종사하는 조건으로 의사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과연 의사수의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농어촌 지역의 끔찍한 출산율로 위해 10년간 분만실을 운영한 산부인과의사가 그 기간 파산하지 않았다고 한들, 이후 그 기간을 보상받기 위해 도시로 가서 분만이 아니고 성형이나 미용분야로 뛰어들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을까?

지금 이러한 지역간, 전공별 의사수급의 불균형을 해결할 방법은 머릿수 늘려서 무책임하게 경쟁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 소신과 사명감으로 좀 더 필수적인 의료에 뛰어들 의사들이 ‘필수진료의 수가 현실화’같은 안정적으로 활동할 제도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김형준 <휴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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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민제 2020-08-13 11:07:14
의사 파업 지지 합니다. 원장님 말씀들으니 이해가 잘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