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덕분에 펴낼 수 있었던 책… 이길남 선생님이 알려주는 글쓰기 비법
아이들 덕분에 펴낼 수 있었던 책… 이길남 선생님이 알려주는 글쓰기 비법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8.05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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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남 부안초 교장선생님
이길남 부안초 교장선생님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이 납니다. 맨 처음 신문 지면에 글이 올라왔을 때는 기대반 걱정반이었는데 벌써 10년이 되었네요. 제가 이렇게 장기간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아이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날마다 쑥쑥 자라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똑같은 일상처럼 보이지만 변화무쌍함, 그 자체죠.”

 4일 만난 이길남 작가는 “선생님으로서 아이들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잘 쓸 수 있도록 돕고 더 멋진 표현 방법에 대해 생각을 하다 보니 즐거운 글쓰기를 계속해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10년 째 전북도민일보에 ‘이길남 선생님의 즐거운 글쓰기’를 게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아이들’이었다. 매일 같이 변화하는 아이들 그 곁에 있으면서 눈높이를 맞추느라 그 또한 아이가 되곤 했다. 그렇게 오수초등학교 교사 시절에 시작한 글쓰기는 운암초를 거쳐 격포초 교감, 부안초 교장이 될 때까지 계속됐다. 글감은 무궁무진했고, 남길 이야기도 많았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을 수 있는 시간을 하루 빨리 정리해 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10년이라는 의미를 담을 수 있게 됐고, 연재된 글 중에 엄선해 ‘글짓기의 시작과 끝 글 잘 쓰는 법(고글·2만5,000원)’을 펴내게 된 것이다.

 “‘글쓰기’를 주제로 한 우물을 파다 보니 가끔은 이전에 썼던 내용인지 아닌지 헛갈릴 때가 있더라고요. 강산도 변하는 세월이라는데, 개인적으로 이제는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으로 만들어 놓으면 글쓰기 지도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판단도 들었고요.”

 이 작가는 평소 지론과 경험들을 글쓰기의 예로 제시한다. 책 읽는 습관을 기르기에서부터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 생활 계획표 함께 짜기, 여러 가지 말 놀이로 키우는 창의성 등 글쓰기를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책 속에 담아내고 있는 것. 513페이지에 이르는 두꺼운 책에 동시, 독후감, 일기, 생활문, 손편지 쓰기, 논술까지 글쓰기와 관련된 필요한 정보를 총망라해두었다.

 이 작가는 “글쓰기의 중요성은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며 “말을 잘하거나 글쓰기를 잘 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해서 남에게 알리는 일이니,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대단히 중요하고 필요한 활동이다”고 강조했다. 두서없이 아무 말이나 하고 글 역시 순서나 맥락 없이 써내려간다면 의미를 찾을 수 없을 뿐 아니라 정작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하지 못하거나 오래 걸리거나 실패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아이들에게 선생님이란 존재는 언제든지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에요. 친근한 분위기와 포용적인 대화로 아이들의 경험을 들어주고, 그 경험들을 글로 쓸 수 있도록 유도하죠. 가만히 앉아 글을 쓰라고 강요해서는 절대 쓸 수 없어요. 절로 신이 나서 글을 쓰게 만드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해요.”

 이를 위해서는 함께 경험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의 관심사가 게임이라면, 혹은 랩이라면 그것에 대해 함께 알아가려는 노력이 어른들에게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삶의 간격을 줄이고, 공감 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부터가 글쓰기의 출발이다. 유연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자연 속에서 함께 하기를 권한다. 그는 사시사철 변화하는 자연 속에 어우러져 생명의 소중함과 본성을 발견해나가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연 속에서 뛰어 놀고 경험치를 늘리다 보면, 글쓰기도 쑥쑥 자란단다.  

 “요즘에는 아이들이 쓴 글을 모아 책으로 만들어주는 일에 기쁨을 느끼고 있어요. 동시 쓰기 동아리를 운영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동시를 읽는 일이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제 글쓰기의 자극제와 촉매제가 되는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언제까지나 함께하고 싶은 것이 작은 소망입니다.”

 이 작가는 전주여고와 전주교육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아동미술을 전공했다. 2009년 월간 아동문학 동시와 2017년 문인과 문학에 시로 등단했다. 동시집 ‘띵까 띵까’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상과 제21회 향촌문학 시조공모전 지도교사상을 수상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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