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Untact)시대를 컨택(Contact)하라”
“언택트(Untact)시대를 컨택(Contact)하라”
  • 장기요
  • 승인 2020.08.0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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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중국에서는‘왕훙’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왕뤄훙런’(網絡紅人, 인터넷공간에서 핫한 인물)을 줄여서‘왕훙’이라고 하는데 흔히 쓰는 말로 ‘인플루언서’를 의미 한다. 이들의 전자상거래 규모는 연간 13조원에 이르고, 코로나 19로 포문을 연 언택트(비대면)시대에 기업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새로운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미국 DVD대여점으로 출발한 OTT(Over The Top, TV셋톱박스을 뜻하는‘Top’넘어선 서비스)서비스의 최강자‘넷플릭스’는 지난 4월 기준 1억 8천만명의 유료구독자를 확보했고, 도서와 CD같은 상품을 판매하던 아마존은 연 119달러의‘아마존프라임’유료구독자를 지난해 기준 1억 5천만명 이상으로 늘렸고, 구글은 ‘유튜브 프리미엄’가입자 수를 지난해 기준 2천만명 으로 늘렸다.

 코로나19로 불가피하게 도래하게 된 ‘언택트시대’에도 여전히 소비자들은 타인과 소통하고 소비하고, 즐길 거리를 찾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앞서 선제로 투자한 준비한 기업들은 신(新)산업을 만들어내며, 불황 속에서도 사상최대실적을 기록하고, 주가는 최고가를 갱신하며 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통적인 산업에는 해법이 없는 것일까? 1960년 창업한 도미노피자는 한때 미국 프랜차이즈 업계 2위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진입장벽이 낮은 요식업 특성상 경쟁업체가 우후죽순으로 생겼고, 2008년에는 주가가 3달러까지 추락했다. 그러나 2007년 온라인과 모바일주문을 시작으로 2016년에는 배달 플랫폼을 스마트워치, 자동차, AI스피커 등 36가지로 확대했고, 드론과 전기자전거, 자율주행로봇 배달방식을 확대하는 등 디지털화를 거듭한 도미노피자의 주가는 현재 380달러에 달한다.

 국내은행업계에도 ‘언택트시대’의 바람이 일고 있다. 2012년 7,681곳이던 국내 은행 점포는 작년 6,710개로 줄었고, 올 상반기에는 4대 시중은행에서 영업점 126곳이 문을 닫았으며, 지난해 은행창구를 통한 대면 업무 비중은 7.9%에 그쳤다. 반면, 지점 하나 없는 국내 모 인터넷은행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였고, 이체건수 4억7,000만건, 금액 134조원, 고객수 1,000만명을 돌파했다.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성장세라고 한다.

 지난 7월27일 금융위는 ‘디지털금융의 혁신과 안정의 균형적인발전’을 골자로 한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을 발표했다. 대표적인 비대면산업인 디지털금융이 크게 성장함에 따라 산업규제를 개선·이용자보호 강화·인프라 기반마련·금융보안을 강화한다는 내용이었다.

 시중은행도 이미 다수의 여·수신 비대면 상품은 물론 고객의 성별·연령·직업·지역 등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본인의 금융생활을 확인하고 추천 금융상품을 제공받을 수 있는 자산관리서비스 등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또한 ‘언택트시대’에 발맞춰 신속한 여신상담 및 지원을 위해 기업여신심사에도 화상심사를 도입하여 고객은 이메일로 전송받은 URL을 통해 접속만 하면 간단하게 대면심사가 진행되었고, 본점에 있는 여신심사역이 현지에 가지 않아도 자금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언택트시대’, 직장인은 재택근무를 해보았고, 학생들은 화상으로 교육을 들었고, 음식은 어플로 배달시켰고, 주말에는 정기구독중인 콘텐츠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막상 경험해보니 그렇게 비효율적이지도, 또 그렇게 생경하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다. 다만, 우리는 그것의 실체를 본 적이 없을 뿐이다. 앞으로도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우리 손안에 있다. 혹자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라고 말한다. 이제 주저하지 말고‘언택트시대’를 컨택(Contact)하는 것을 어떨까.

 장기요<농협은행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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