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영섭 첫 번째 개인전 ‘Decaying’…전주 완산동 일대 재개발지역을 3년간 기록하다
소영섭 첫 번째 개인전 ‘Decaying’…전주 완산동 일대 재개발지역을 3년간 기록하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7.23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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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소한 생의 기운마저 소멸되어버린 텅 빈 공간에서 사라져간 기억들을 이끌어낸다.

 소영섭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 ‘Decaying’이 8월 2일까지 사진위주 아트갤러리 전주에서 열린다.

 소 작가는 전주시 도시재생지역의 하나인 용머리고개를 중심으로 전주권의 노후되고 폐가로 전락된 완산동 일대 재개발 지역을 3년간 내밀한 시각으로 기록한 결과물을 보여준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급속한 성장으로 현대화 과정에서 노출된 공간, 사람, 사물간의 관계와 해체를 작가의 주관적 경험과 서사에 기대어 서술하고 있다.

 기록 위주 다큐멘터리 형식에서 벗어나 사람들이 떠난 이후 폐기 처리된 마을에서 보이는 정감 있는 풍경과 그 안에 버려진 다양한 오브제들을 재구성해 관람객들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소 작가는 구도심의 슬럼가와 공가·폐가 주변을 떠돌며 버려지거나 남겨진 파편과 흔적들을 채집한 후 정교하게 재촬영한다.

 남겨진 혹은 버려진 웅변대회 트로피와 실패, 봇짐 등 어두운 배경과 섬세한 빛의 조율 속에 선명하게 자신을 부각시키는 대상들은 부정할 수 없는 이 시대의 표상이 된다.

 이러한 작업방식은 물질과 비물질적 영역에 동일하게 적용돼 변화의 여파에 가려진 현대성의 어두운 이면, 그 은폐 불가능한 진실에 다가선다.

사실, 전주 완산동 용머리 여의주 마을 일대는 작가가 유년기를 보냈던 곳이다. 신도시개발,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급속하게 노후화되고, 쇠퇴화 과정 속에서 작가는 늘어가는 공가·폐가와 도시변화 양상에 대한 사진기록작업 등으로 현재의 역사와 조우하고 있다.

특정 공간에 내재된 시간과 기억의 지층을 탐색해 나가는 작가의 장기 사진프로젝트는 현대화 과정 속에 퇴색해가는 삶의 가치와 의미를 환기시킨다.

 전주 출생으로 전주대 문화산업대학원에서 사진영상을 전공했다. 전주국제사진제을 비롯해 사진기획전에 참여했으며, 지역서사를 기반으로 리서치와 사진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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