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이야기
보리 이야기
  • 고재찬
  • 승인 2020.07.21 14:2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요즈음 TV에서는 트로트가 대세이다. 중장년층의 전유물이었던 트로트가 전 국민의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한 TV 매체에서 시작된 오디션프로그램이 시청률 35%를 넘기는 가공할 인기를 누리며 대한민국 방송가의 판도를 바꾸어버리더니 이제는 지상파 채널까지 뒤따라오기 바쁜 모양새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무엇보다 트로트는 그 동안 대중문화 시장에서 소외되어 있던 중장년층을 깨우는 동시에 신세대들을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끌어들였기에 대세 콘텐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고 분석하였는데 코로나19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새로운 욕구에 적절하게 부합되었다는 생각이다.

 ‘아야 뛰지 마라 배 꺼질라. 가슴시린 보릿 고갯길 주린 배 잡고 물 한바가지 배 채우시던 그 세월을 어찌 사셨소 초근목피에 그 시절 바람결에 지워져 갈 때 어머님 설움 잊고 살았던 한 많은 보릿고개여….’

 부안 출신 트로트가수 진성의 노래 ‘보릿고개’의 가사 일부로 당시의 상황을 잘 표현한 듯싶다.

 보릿고개는 지난해 가을 수확한 식량이 모두 떨어지고 하곡인 보리가 여물지 않은 음력 4∼5월의 춘궁기를 가리키는 말로 풀뿌리나 나무껍질 즉 초근목피로 끼니를 잇고 걸식이나 빚 등으로 연명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 세대들은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그런 시절이 있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끝이 보이지 않아 걱정이다. 터널은 끝이 있는 법이다. 많은 사람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지역에서 생산되는 보리를 이용하여 만든 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

 보리음료 ‘블랙보리’는 고창에서 생산된 검정 보리를 주원료로 사용하고 있는데 검정 보리는 농촌진흥청에서 세계에서 최초로 육종에 성공하였다고 한다. 검정 보리는 일반 보리보다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이 4배가 많고, 식이섬유가 1.5배나 많아 슈퍼 푸드로 인정받고 있으며 여기에 설탕이나 카페인이 첨가되지 아니하였다. 맛도 꽤 괜찮다.

 출시 2년 만에 1억병 판매를 돌파하였다고 하는데 최근 미국의 대형 유통 업체인 ‘트레이더 조’에도 입점하게 되면서 앞으로 전망이 더욱 밝다 하겠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 시장에서도 먹히는 법, 해외에서도 우리나라를 곡물 음료의 종주국으로 인정하고 있어 역사와 전통을 이어온 마실 거리가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보리로 만든 음료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숭늉으로 정착되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또 하나 있다. ‘군산짬뽕라면’인데 군산의 짬뽕이 입소문을 타면서 지역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이다. 주말이나 휴일에 짬뽕집 식당 앞마다 길게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식객들을 보며 멋지다는 생각을 하곤 하였는데 이러한 지역의 대표메뉴를 짬뽕라면으로 개발하여 시판하려는 아이디어는 그야말로 기발하다.

 군산원협과 군산대, 군산시가 산학관 협업에 의해 탄생된 ‘군산짬뽕라면’은 군산에서 생산되는 흰 찰 쌀보리를 주원료로 만들어 건강식품으로 평가되는 동시에 군산의 흰 찰 쌀보리 재배 농가의 수입으로 연결되어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1월 중순 첫 시판을 시작한 군산짬뽕라면은 지난달 60만개의 판매고를 올려 금년 말에는 100만개의 판매를 장담하고 있다. 더불어 대형마트 입점과 자체판매망을 통한 해외 시장 개척으로 장밋빛 전망이다. 군산짬뽕라면이 성공하여 지역의 농가들까지 수입증가로 지역경제활성화에 이바지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해 본다.

 보리는 춘궁기 초근목피의 시절 귀한 식량이었지만 지금의 시대는 건강에 필요한 귀한 재료로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어 우리 지역의 경제에도 크게 이바지하고 자부심 또한 한껏 높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고재찬 <군산대학교 산학협력단>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추혜빈 2020-07-22 14:28:07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