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온라인 중계로 방향 튼 ‘전주세계소리축제’…모험 감행한 박재천 집행위원장
미디어·온라인 중계로 방향 튼 ‘전주세계소리축제’…모험 감행한 박재천 집행위원장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7.16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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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전주세계소리축제 프로그램발표회가 열린 16일 전주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박재천 집행위원장이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현표 기자
제19회 전주세계소리축제 프로그램발표회가 열린 16일 전주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박재천 집행위원장이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현표 기자

 “소리축제는 올해 어떠한 방식으로 축제를 이끌어 나갈지 고심을 거듭했습니다. 변화하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예민하게 날을 세우되, 변하지 않는 것들을 굳게 지키며 행복한 축제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6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열린 ‘2020 전주세계소리축제’ 프로그램 발표회에서 박재천(59) 집행위원장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멈춘 상황 속에 박재천 전주세계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이 던진 패가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점은 포기를 모르는 그 덕분에 소리축제는 또 한 번의 획을 긋는 선택을 했다는 점이다. 전국적으로 모든 축제들이 취소되고 있음에도 박 집행위원장은 다른 길을 선택했으니 말이다.

 올해 소리축제가 현장이 중심이 아닌, 미디어·온라인 중계로 축제를 개최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평소 “새로운 방식의 축제를 통해 색다른 경험과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 축제의 사명”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박 집행위원장이 또 한 번의 모험을 감행키로 한 것이다.

 박 위원장은 “코로나19 시대를 지나오면서 없던 속병까지 생겨버렸다”면서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에서 무엇을 준비하고,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 지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몇 년 사이 소리축제의 지명도는 크게 올랐다. 세계의 연주자들이 오고 싶어하는 무대가 된지 오래이고, 아티스트들의 입국을 위한 항공권 등 예산 확보는 물론, 다양한 해외교류사업 등을 준비해놓은 상태에서 아무것도 실행할 수 없게되었으니 답답할 노릇이었던 것. 여기에 축제를 개최를 해야할 것인가 말 것인가 저울질하기를 수개월째 반복하다보니 축제 구성원 모두가 지쳐만 갔다.

 그렇게 선택한 미디어·온라인 중계가 어떠한 평가를 받게될 지 아직 미지수다. 14개국 연주자들과 실시간 라이브 협연을 위한 KT측과 기술 협력, 새로운 방식의 문화적 교류를 꼼꼼하게 준비하고는 있으나, 축제란 현장성을 무시할 수 없는 바탕이 있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도 “아직 올해 축제를 ‘비대면 공연’이라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다. 안전과 방역을 최우선으로 삼으면서 관객들이 축제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현장 공연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그러면서 그는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소리축제는 일반적이지 않은 독특한 형태로 존재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내년이면 소리축제 20주년이다. 박 위원장은 “소리축제는 내년 20주년을 기점으로 다시 혁신을 모색한다”며 “내년에는 미뤄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교류사업을 이어가고, 더불어 20주년 기념 세종문화회관 특별 공연기획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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