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소리
- 이필종 시인
어느 고을의 민속 축제
상여놀이를 보노라니
문득 어린 시절로 젖어든다
달빛도 처연했던 향촌마을
이웃 초상집에서
가족들의 서러운 곡소리
상주 계원들의 상여놀이는
가는 자와 남은 자에게
잊었던 생애의 빈자리를
구슬프게 우려내곤 했다
가세 가세 천천히 가세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인생살이 허망하네
어허야 어허~ 어허야 어허~
녹음방초가 어디메뇨
언젠가는 누구나 가야하는 길
곱던 한 송이 꽃
불꽃 깃털로 사라지거나
땅으로 돌아가 몸을 벗는다
이필종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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