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의 미래는 이제 시작일 뿐, 단절 없는 학문과 문화활동 이어가야”
“서원의 미래는 이제 시작일 뿐, 단절 없는 학문과 문화활동 이어가야”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7.0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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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용 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 이사장 강연
(재)한국의 서원 통합보존 관리단 이배용 이사장이 1일 국립전주박물관을 찾아 ‘세계문화유산과 한국서원의 가치’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김미진 기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9개 서원에는 그 시대의 사상과 정신, 문화가 스며들어 있습니다. 이제 시작이지요. 어떻게 잘 보존하고, 여기에서 단절되지 않고 학문과 문화활동을 이어갈 것인가는 우리에게 남아있는 몫입니다.”

 1일 이배용 한국의 서원 통합보존 관리단 이사장은 국립전주박물관을 찾아 펼친 ‘세계문화유산과 한국서원의 가치’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 위원장을 맡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과 ‘한국의 서원’을 세계유산으로 등재시시켜 국가의 문화적 품격을 높이는데 앞장선 인물이다.

 국립전주박물관의 특별전 ‘서원, 어진 이를 높이고 선비를 기르다’와 연계해 마련된 이날 강연은 오는 6일 ‘한국의 서원’ 유네스코 등재 1주년 앞두고 서원에 대한 가치를 이해하고 안목을 넓힐 수 있는 시간으로 주목됐다.

 이 이사장은 지난해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개최된 제43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현장의 분위기에서부터 세계유산의 의미, 한국 서원의 가치, 세종 대왕의 애민정신까지 아우르며 “경제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품격 높은 문화가 따라가지 않으면 천박해질 수 있다” 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전통이 살아있고, 파괴되지 않고 원형이 살아있어야 하며, 어떻게 스토리를 만들어 세계를 설득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데, 그 과정은 매우 끈질기고도 치열한 작업이다”고 회고했다.

 이를테면 중국이 서원의 원류라고 모두가 생각하고 있는 상황 속에 한국의 서원이 중국과의 다른 점을 이해시키고, 중국 대표의 결정적인 지지발언을 이끌어냄으로서 세계유산 등재를 확정하기까지의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당시 한국의 서원은 중국과는 다른 새로운 독자적인 문화권을 형성했으며, 자연 친화적이고, 공자만 제향하는 중국의 서원과 달리 서원마다 제향인물이 있고 지역화에 기여해 그 소속감이 남달랐던 점이 주목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이 이사장은 “지금도 서원에서는 존경하는 인물에 대해 집중적으로 제향하는 의례가 지속되고 있으니, 이러한 고귀한 정신이 이어지고 있는 점에 하늘도 감동을 일으켜 세계유산이 됐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한국사 속에 있던 문화유산이 세계인류문명사로 편입된 만큼 역사 대대로 문화교류에 많은 영향력을 미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건축물도 잘 보존해야지만 시대정신과 사상이 있었기에 건축물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힘들어하고 있는 인류가 함부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까지 다다른 시대적 상황 속에서 인간의 기본이 됨, 참다운 교육정신을 조화롭게 유지해나가고 배울 수 있는 서원은 우리가 자긍심을 이어받아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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