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전주지역 민간인 희생자 70년 만에 영면
한국전쟁 전주지역 민간인 희생자 70년 만에 영면
  • 남형진 기자
  • 승인 2020.07.01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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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만에 전주 황방산 일대에서 발굴한 한국전쟁 희생자 유해를 안치하기 위해 1일 김승수 전주시장과 유족들이 세종시 추모의 집으로 들어서고 있다.   전주시 제공
70년만에 전주 황방산 일대에서 발굴한 한국전쟁 희생자 유해를 안치하기 위해 1일 김승수 전주시장과 유족들이 세종시 추모의 집으로 들어서고 있다. 전주시 제공

한국전쟁 당시 좌우 이념 대립으로 인해 무참하게 희생된 민간인들의 유해가 70년 만에 영면에 들어갔다.

1일 전주시는 “이날 세종시 추모의 집에서 김승수 전주시장과 전주형무소 민간인희생자 유족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희생자에 대한 유해 안치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전주지역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사건은 지난 1950년 6~7월 인민군이 전주로 진입하기 직전 전주형무소 수형자 1400여 명을 효자동 황방산과 산정동 소리개재 일대에서 집단으로 학살한 뒤 매장한 사건이다.

이 당시 전국적으로 학살된 민간인은 무려 100만 명으로 추산되며, 2005년 1차 구성됐던 진실화해위원회의 조사결과 유해매장지는 168곳으로 추정되지만 정부 차원의 총괄적 발굴 및 보상 대책은 미흡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전주시는 역사의 진실을 규명하고 유족의 아픔을 위로하기 위해 전국 지자체 중 선제적으로 유해발굴 사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유해 매장 유력 추정지인 황방산 일대와 소리개재 일대를 대상으로 유해 발굴에 돌입, 황방산 일대에서 두개골과 치아, 다리뼈 일부 등 유해 237점과 M1소총과 권총의 탄피, 벨트 등 유품 129점을 찾아내 감식 및 보존처리를 거친 결과 최소 34개체임을 확인했다.

이날 시는 유족들과 함께 민간인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추모 제례를 진행한 뒤 감식 및 보존처리가 완료 된 유해와 유품을 엄숙하게 안치했다.

전주시는 현재 2차 유해 발굴 용역을 진행중이며 시굴작업이 실시되지 않은 황방산 일부 지역과 유해가 발견되지 않은 소리개재 지역에 대해 추가 발굴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성홍제 전주형무소 민간인 희생자 유족회장은 “억울하게 희생된 고인들의 유해발굴 사업은 단순한 형식이 아니라 우리 역사에 대한 치유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국가 차원의 조사를 통해 명예회복이 하루빨리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현창 전주시 기획조정국장은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 것은 미래를 위한 가장 선도적인 정책이고 후대에 대한 마땅한 의무”라면서 “민간인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2차 유해발굴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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