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초보자를 위한 페미니즘 등 5권
[신간] 초보자를 위한 페미니즘 등 5권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7.01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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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보자를 위한 페미니즘 

 인류 역사를 책임져온 한 축으로 언제나 여성이 존재했다. 시대와 문화를 막론하고 여성들은 활발하게 사회에 참여하고 노동으로 세상을 창조했으며 권력에 맞서 투쟁해왔지만, 그 가치를 온전하게 인정받지 못했다. ‘초보자를 위한 페미니즘(시대의창·1만6,800원)’은 페미니즘의 역사를 지닌 300년에 집중해 일러스트와 함께 이해하기 쉽게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페미니즘의 기본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 필수적인 인물, 역사, 철학, 명작 저술을 간략하게 핵심을 추려 소개한다. 프랑스혁명, 여성참정권운동, 인종차별철폐운동, 노동주의, 자유주의, 신좌익, 래디컬, 차이의 페미니즘, 제도적 페미니즘, 에코 페미니즘, 사이버 페미니즘 등 역사 속 탈가부장 운동의 모든 흐름을 개괄한다. 

 ▲굿바이 

 아내와 두 아들과 함께 사는 조는 언젠가부터 힘없이 픽픽 쓰러진다. 병명은 운동신경질환, 근육을 조절하는 뇌와 척수의 운경신경세포가 손상되는 희귀성 난치병이다. 하루가 다르게 몸이 쇠약해지고, 장애를 갖게 된 자신으로 인해 가족의 일상이 180도 달라진다. ‘굿바이(한문화·1만4,000원)’는 투병기가 아니다. 소외계층의 젊은이들, 자선단체와 함께 극단을 운영하는 작가이자 극본가였던 조가 시한부 진단을 받고 생을 마감하기까지 2년 동안 쇠락해가는 몸을 지탱하며 자신의 삶을 담담하게 기록한다. 두 살, 일곱 살 어린 두 아들을 두고 떠나는 아빠가 미래의 두 아들을 위해 남기는 회고록이자 작별인사다. 삶과 죽음, 그 사이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디지털의 배신

 빅데이터 알고리즘 분석의 예측력과 새벽 배송의 신속성에 기댄 온라인 식료품 주문에 익숙해져 있는 현대인들. 디지털 기술은 우리의 삶과 문화를 바꾸어 놓았다. ‘디지털의 배신(인물과사상사·1만5,000원)’은 첨단의 신생 테크놀로지가 우리에게 선사한 성장의 달콤한 열매만큼이나 기술 숭배가 가져온 부메랑 효과들을 살피고 경고한다. 기술 잉여가 만들어내는 굴절들, 즉 기술 자체가 사회 혁신과 진보로 슬그머니 등치되거나, 취약 노동이 기술로 매개되어 편리와 효율의 시장 논리로 둔갑하거나, 반생태적 기술을 흡사 청정의 것으로 위장하거나, 기술이 우리의 취향을 주조하는데도 이를 풍요의 자유 문화처럼 보는 등 그 허구들을 뒤집어본다.
 

 ▲리더라면 정조처럼 

 ‘리더라면 정조처럼(더봄·1만8,000원)’은 조선 후기의 개혁군주로 평가되는 정조의 드라마틱한 삶과 특별한 리더십을 분석한 책이다. 정조는 비극적인 개인의 삶을 뛰어넘어 역사에 이름을 남긴 훌륭한 군주로서의 삶을 살았다. 그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 이후 자신에 대한 반대 세력들의 온갖 음모와 폐출 위기를 겪었고, 나아가 국왕이 된 이후에도 1777년(정조 1) ‘존현각 시해기도사건’(정유역변) 등 숱한 죽음의 위기를 맞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조가 당대 개혁군주로서 한 시대를 이끌고, 우리 역사상 최고의 지도자로 인정받는 것은 그만이 가지고 있던 특별한 리더십과 정치적 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원 

 편견을 깨부수는 힘 있는 이야기라는 찬사를 받으며 2020년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한 백온유 장편소설 ‘유원(창비·1만3,000원)’이 출간됐다. ‘유원’은 십여 년 전 비극적인 화재 사건에서 살아남은 열여덟 살 주인공 유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날 화재 사건에서 자신을 살리고 세상을 떠난 언니, 11층 아파트에서 떨아지는 자신을 받아 내면서 몸도 삶도 망가져 버린 아저씨, 외로운 나날 가운데에서 훌쩍 다가온 친구 수현 등의 관계 속에서 겪는 내밀한 상처와 윤리적 딜레마를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 살아남았다는 죄책괌, 가족을 향한 부재감, 자기혐오, 증오와 연민 등 복잡한 감정선이 시종 아슬아슬하게 흐르며 긴장을 자아낸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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