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 무조건 유해하다? 반기를 들고 시작하는 동화 ‘제롬 랜드의 비밀’
게임이 무조건 유해하다? 반기를 들고 시작하는 동화 ‘제롬 랜드의 비밀’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7.0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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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부모가 여전히 아이들과 게임으로 전쟁을 치르고 있는 지금, 게임에 관한 조금 다른 시선의 동화가 출간돼 눈길을 끈다.

 김근혜 작가의 첫 책 ‘제롬 랜드의 비밀(좋은책어린이·1만1,000원)’은 공짜 핸드폰을 얻게 된 세 아이의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동화다.

 세 아이 중 한 명인 찬서가 사라지면서 재영과 경우, 그리고 찬서의 공짜 핸드폰을 습득한 세연이가 함께 게임 속으로 들어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제롬랜드 게임 세상에 갇힌 아이들은 찬서를 찾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주어진 퀘스트를 하나씩 완수해 나간다.

 하지만 그 과정은 전혀 녹록지 않다. 그러나 처음에는 삐걱대던 사이가 퀘스트를 깨면서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고 연대 의식을 갖게 된다. 결코, 혼자가 아니기에 어떤 어려움도 이겨 낼 수 있는 용기를 획득하게 된다. 과연 아이들은 용기와 친구 찬사라는 아이템으로 친구도 찾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제롬 랜드의 비밀’의 등장인물들처럼 아이들이 게임에 빠져드는 이유는 갖가지다. 게임이라는 가상의 공간에서는 공부도, 외모도, 집안의 경제 수준도 중요하지 않다. 현실에서는 얻을 수 없는 아이템과 능력치를 얻어 레벨을 올리다 보면 현실의 초라한 나를 인지하지 못한다. 그런데 여기서부터가 문제다. 현실과 가상을 구분 짓지 못해 현실에서도 자신을 게임 속 캐릭터로 오해할 때가 많고, 그렇기에 중독은 빠르며 현실 적응은 더 더뎌지고 만다.

 물론, 게임도 사회를 경험하는 다른 세계라는 주장 또한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 공간은 가상일 뿐, 가상과 현실을 구별할 줄 아는 능력을 키우는 일이 급하다. 그 능력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를 아는 게 중요할 텐데, 작가는 “어렵더라도 짬을 내 친구와 몸을 부대끼고 놀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라”고 조언한다.

 기존의 동화가 게임이 아이들의 성장과 정서를 해친다는 결과론적 이야기만을 하려 했다면, 이 동화는 결이 다르다. 게임 중독 자체를 문제 삼아 해결하려기 보다는 게임에 중독될 수밖에 없는 우리 아이들의 아픈 현실을 다루며 아이의 시선에서 이해하려고 애쓴 흔적이 보인다. 한때 게임하는 걸 누구 보다 좋아했던 작가는 현실적인 조언으로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춘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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