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지 작가가 쓰고 그린 어린이 동화 ‘바람의 끈’
이정지 작가가 쓰고 그린 어린이 동화 ‘바람의 끈’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7.0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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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딛고 서 있는 이 땅, 그 밑에는 어떠한 세상이 펼쳐져 있을까?

 현재와는 다른 시대의 흔적이나 유적을 보고, 지금과는 다른 문화와 생활 방법 등을 연구하는 고고학에 대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흥미로운 동화책이 나왔다.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소박한 글로 세계를 향해 전진 중인 이정지 작가가 이번엔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 혁신도시를 살폈다. 그리고 글과 그림으로 역사의 실타래를 풀기 시작한다.

 새 책 ‘바람의 끈(신아출판사·1만3,500원)’은 수원에서 전주로 이사 온 다섯식구가 전주의 역사와 문화를 땅속에서 찾아내 전해주는 이야기이다.

 나은이네 가족은 우연히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열린 ‘오로지 오롯한 고을 완주’라는 특별전을 관람하게 되면서 황방산과 그 주변에서 발견된 많은 유적과 유물을 통해 상상의 시간여행을 떠난다. 기원전 2000년 전의 선사인들, 청동기, 철기, 마한, 백제, 후백제, 조선의 후예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삶을 소환하게 된 것이다. 관심있게 보지 않으면 지나칠 법한 집 주변의 유적지와 그곳에서 발견된 유물을 통해 과거와 현재의 삶이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알아보고, 소통하는 가족의 모습이 진솔하게 표현돼 있다.

 이 작가는 국립전주박물관과 황방산과 혁신도시 주변에서 발견된 덕동유적, 신풍유적, 갈동유적, 갈산리유적, 반교리유적, 상림리유적 등을 하나하나 찾아보고 소개하면서 전주의 소중한 역사와 문화를 같이 느끼고 감싸안을 수 있도록 안내한다. 서툰 솜씨지만 정성스럽게 직접 그린 그림에서 “나고 자란 땅의 이야기를 전하고 픈” 작가의 진정성이 느껴진다. 낯선 곳에 정착한 모든 이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다. 의식이 깨어있는 한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으니……….

 이정지 작가는 “바람의 끈이 눈에 보이지 않듯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끈들이 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역사의 끈에 이어져 있다”면서 “이 책 ‘바람의 끈’을 잡고 가슴속에 있던 상상의 날개를 펼쳐 과거와 현재로 날아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전북 출생으로 가톨릭대학교 대학원에서 독서학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독서모임 휴휴와 독서프로그램으로 책읽기의 즐거움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시집으로 ‘휘어짐의 일상’, ‘흐르다가 멈춘 물방울 사이’가 있고, 에세이집 ‘마흔아홉-백제녀편지’, ‘My life in England’, 그림책 ‘지사랑이’, 아이들 시를 묶어 ‘꿈꾸는 아이’를 펴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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