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한 달, 부끄러운 행태 잇따라
‘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화’ 한 달, 부끄러운 행태 잇따라
  • 양병웅 기자
  • 승인 2020.06.28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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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미착용 버스 탑승 / 김현표 기자
마스크 미착용 버스 탑승 / 김현표 기자

 “불과 2-3주 전보다 마스크를 쓰지 않는 손님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마스크 써 달라는 말이 입에서 쉽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시행된 지 한 달(25일)을 맞은 가운데 도내에서는 마스크 착용 여부를 두고 곳곳에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까지 심한 폭행이나 폭언이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들이 늘고 있어 운수업계 종사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 이날 오전 9시께 전주시 금암동 일대 버스 승강장에서는 불과 한 달 전과 다르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턱에 걸치는 시민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예전이라면 버스에 탑승할 때에는 자연스럽게 마스크를 다시 착용했지만, 무더위에 마스크 착용의 불편함 때문인지 지금은 줄을 서거나 요금을 내기 전까지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버스기사들은 그때마다 마스크 착용을 부탁했고, 그제서야 승객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기 바빴다.

 전주 시외버스 터미널에 있는 택시 승강장에서도 일부 승객들이 마스크를 손에 들고 있거나 턱에 걸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시작된 지난 5월 26일 이후 현재까지 마스크 미착용 시비로 경찰에 신고된 건수는 총 27건(버스 25건·택시 2건)에 이른다.

 다만 사소한 말다툼을 하다가 귀가하는 형식이 대부분이며, 형사 입건될 사안은 없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이처럼 마스크 미착용 승객들 때문에 운수업계 종사자들 때 아닌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택시기사들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손님 감소로 수입이 크게 줄어든 마당에 승차 거부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개인 택시기사 최정남(78)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도 없는데 손님까지 가려 타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더군다나 버스와 달리 택시는 승객과 시비가 붙으면 택시기사 혼자 감당해야 하는데 요새는 무서워서 승객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말하기조차 어렵다”고 고개를 저었다.

 또다른 택시기사 이태한(57) 씨는 “야간에 전주 신시가지와 중화산동 등 유흥업소 밀집 지역에서 탑승한 승객들 중 절반은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며 “수입과 직결되기도 하지만 주취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승차거부를 하더라도 쉽게 수긍해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대중교통 운전자를 폭행·협박·상해할 경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고, 폭행·협박이 없더라도 소란 행위로 운행을 방해하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적극 수사할 예정”이라며 “원활한 대중교통 흐름을 위해 시민들은 대중교통 이용 시 자발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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