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과 삶의 질
자존심과 삶의 질
  • 채병숙 우석대학교 약학과 교수
  • 승인 2020.06.24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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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자신의 삶을 윤택하게 하기 위하여 가족, 직장 그리고 이웃간에서 사람들과 좋은 인간관계를 갖기를 원한다. 그런데 우리는 자존심을 지나치게 내세우면서 인간관계가 힘들어지고 사람과의 갈등과 외로움으로 인하여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심지어 우리는 상처받은 자존심에 지속적으로 집착하면서, 분노와 원망으로 많은 소중한 세월을 낭비하며 건강마저도 잃게 되는 어리석은 삶을 살아간다. 바로 자존심이 우리의 인간관계와 관련된 삶의 질과 건강을 좌우하고 있는 것이다.

 자존심이란 남에게 굽히지 아니하고 자신의 품위를 스스로 지키는 마음이라고 정의한다. 자존심은 사회적 관계에서 타인에 의해서 존중받기를 원하여 자기자신을 높게 의식하는 감정상태로서, 건강한 자존심은 사회적 인간관계에서 다방면의 자기개발을 위해 필요충분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떠한 조건에서도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인 자존감과 마찬가지로, 인간관계에서 건강한 자존심은 비굴도 교만도 아니며 사람이 갖추어야 할 위엄이나 기품을 스스로 지키려는 마음을 가진다는 측면에서는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고 하겠다.

 그러나 우리는 상대방에 의해 배려나 존중 받지 못하고 무시당한다고 느낄 때나 자신의 품위에 손상을 입혔다고 느낄 때, 자존심은 크게 상처를 받는다. 상처받은 자존심은 더욱 쉽게 민감해지며, 만약 누군가가 자존심에 상처를 주었다고 받아들일 때 분노심을 유발한다. 자신의 잘못조차도 시인하지 않고 주변 탓만 하며, 보상적 차원에서 오만하기까지 할 정도로 자존심을 더욱더 강화시킨다. 심지어 자신이 우월하다는 자기도취에 빠진 채 뒤틀린 자존심을 인식하지 못한다. 따라서 자존심은 긍정적 의미보다는 인간관계를 파괴하는 부정적 의미로 더 강조되어왔다.

 자존심을 지나치게 내세우면 오히려 사람들로부터 상처받기 쉽고 그로 인하여 인간관계가 악화하며 삶의 질은 떨어진다고 말한다. 또한 지나치게 자존심이 센 사람들은 건강을 잃기 쉬운 성격을 지녔다고 한다. 자존심에 민감해지는 것은 마음의 상처를 쉽게 불러오고, 자존심 상처에 대한 집착은 마음의 저항, 고통, 두려움 그리고 불신을 낳으며, 결국 그에 따른 인간관계의 악순환에 의해 삶의 질과 건강은 점점 위협을 받게 되는 것이다.

 자존심은 객관적이 아닌 주관적 관점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속성을 지녔다. 즉, 나를 대하는 상대방의 태도나 감정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또는 자존심 상처에 대한 나의 기준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자존심이 상처받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나로 인하여 상대의 자존심이 상처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내 자존심을 한발짝 뒤로 물러서게 하는 공감과 역지사지는 나와 상대와의 자존심 문제나 관계성을 개선하는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또한 자존심이 상처받았다는 것은 나의 미성숙을 의미하며 더욱 성장할 것을 요구한다고 받아들인다면, 오히려 긍정적 변화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존심이 민감해지는 것과 자존심 상처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경계해야 한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지만 존재 그 자체로도 충분히 존중받고 있음을 자각하여 자존감을 높이고, 설사 자존심이 상하는 상황일지라도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열쇠는 내 자신이 쥐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채병숙<우석대학교 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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