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아 작가, 제2수필집 ‘불춤’ 출간
양영아 작가, 제2수필집 ‘불춤’ 출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6.2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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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영아 시인이자 수필가가 제2수필집 ‘불춤(신아출판사·1만3,000원)’을 펴냈다.

 지난 2014년 ‘슴베’를 선보인 후 6년 만에 펴내는 수필집이다. 양 작가는 인생의 생로병사를 통과하며 웃고, 울고, 사랑하고, 즐거웠던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처음에는 모두가 감탄할 정도로 수필을 잘 써야겠다는 부담감에 수렁에 빠졌던 때도 있으나 글에 겉멋을 부리기 보다는 “그냥 얘기하듯 편하게 글 사랑하며 놀아야겠다”는 마음으로 펜을 잡고 보니 수필이 술술 풀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여기저기 놀러 나갔던 자신의 글들을 모아보니 또 한 권의 수필집을 상재하게 된 것이다.

 총 5부 40여 편으로 구성된 수필집에는 일상생활의 여러 가지 경험을 진솔하게 적고 있다.

 특히 병마와 싸우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던 남편과 함께한 시간을 담은 수필이 가슴을 적신다. 병상일기처럼 차곡차곡 채워놓은 수필이지만, 슬픔에 매몰되기 보다는 현 상황을 함께 극복하고자 노력한 작가의 씩씩한 모습을 헤아릴 수 있는 글이다. 매일 같이 아픈 남편이 먼저 잠든 모습을 바라보며, 그의 숨소리를 들으며 한 단어 한 단어를 종이가 아닌 가슴 속에 새겼을 아내의 모습이 페이지마다 투영돼 있다.

 표제작 ‘불춤’에서는 항암치료 등으로 판단력이 흐려진 남편이 여느 해처럼 앞마당의 잔디를 태우다 집안에 큰 불을 낼 뻔했던 아찔한 사건을 담아냈다. 가까스로 불똥을 막고 지쳤는지 깊은 잠에 빠져든 남편을 보며 작가는 서러운 생각에 빠져들다가도 이내 마음을 다잡는다.

 사각의 병실에서 벗어나 넓은 잔디밭 위에서 두 다리로 함께 서고 싶은 마음을 담은 ‘1111’이나 병원 생활을 위해 지냈던 수지의 집에서의 화재 소동에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린 경험을 담은 ‘인생, 그 끝없는 훈련’에서도 양 작가가 쓴 수필의 마침표는 늘 희망이었다.

생의 끝에서 이별을 준비해 나가던 부부의 모습을 그린 ‘하루만 더’에서도 마찬가지다. 새가 되어 훨훨 날아간 남편을 맘 편히 보내주지 못한채 울부짖었던 자신의 모습을 후회하기도 하지만, 어느 날 파랑새가 되어 창가에 날아들 남편을 기다리면서 아픈 가슴을 달랜다.

양영아 작가는 남원 출생으로 전주교육대학을 졸업했다. 2010년 ‘대한문학’에 수필이, 2020년 ‘표현문학’에 시로 등단해 문학으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제3회 완산벌문학상과 녹조근정훈장을 받았다. 꽃밭정이수필문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행촌수필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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