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시기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아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지만 그에 앞서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낍니다.”
23일 제12대 전국의용소방대연합회 부회장 취임을 하루 앞둔 오형진 전라북도 의용소방대연합회장은 “전국 18개 시도연합회 회장님들 중 적극적이고 능력 있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저를 부회장으로 선택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다”면서 “개인적으로 분주한 사업장 운영 등으로 부회장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지 고민도 많았지만 다행히 많은 분들의 추천과 지지로 소임을 맡게 됐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오 회장은 지난해 전북의용소방대연합회 남성회장에 당선된데 이어 지난 4월 전국의용소방대연합회 부회장 자리를 꿰찼다. 당선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취임식이 2달여 연기되다 24일에서야 열리는 상황이다.
그간 전국의용소방대연합회 회장과 부회장 등 임원진은 서울과 부산 등 수도권이나 사세가 강한 지방에서 배출되었던 터라 그의 부회장 당선은 그 의미가 더욱 크다. 그만큼 2003년 김제소방서 남성의용소방대에 첫발을 디딘 그가 투철한 봉사 정신과 왕성한 활동으로 조직 내 인정을 받았다고 할 것이다.
최근에는 지난 16일 김제시 용암리 한 폐기물야적장에서 장장 58시간 동안 진화작업이 진행된 화재에 의용소방대원이 대거 투입, 소방대원이 진화작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지원활동을 벌였다.
또 코로나19 전국 확산이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 의용소방대원들이 발 벗고 나서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마스크 재고물량 부족사태를 빚던 3월부터 도내 마스크 제조공장 4개소에 의용소방대원이 투입돼 마스크 제작을 도왔다. 이들의 도움이 있어 하루 마스크 2만5천매를 생산하던 제조공장이 3만6천매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지역사회 감염 차단을 위한 방역, 외국인 노동자 귀국 등 일손 부족을 겪는 농촌에 일손돕기, 혈액수급 부족에 따른 사랑의 헌혈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의용소방대원의 사명을 다하고 있다. 의용(義勇)은 의(義)를 위해 일어나는 용기, 충의(忠義)와 용기(勇氣)를 아우르는 말이다.
오 회장은 “누구라도 응당 그렇게 했을 일이다. 봉사자를 자처한 만큼 자신을 희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며 겸연쩍어 했다.
물론 오 회장이 의용소방대 활동을 하면서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의용소방대가 간혹 사적인 모임으로 치부되거나, 대원 개개인의 생업 등 처한 여건으로 인해 한 목소리를 내는데 한계가 있어서다.
이에 오 회장은 최근 읽은 사마천의 사기 ‘태산불사토양 하해불택세류’(泰山不辭土壤 河海不擇細流)를 언급하며, 소통과 화합을 강조했다.
오는 2023년 4월까지 전국의용소방대 부회장으로 활동하는 오 회장은 전북 알리미를 자처, 전북에 전국적인 의용소방대 행사를 개최해 많은 사람이 전북의 전통문화의 깊은 멋과 전라도의 음식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일을 꼭 이루고 싶다고 말한다.
오형진 전국의용소방대연합회 부회장은 전북 김제 출신으로, 군산대학교 일반대학원 박사를 수료하고 국제라이온스협회 전북지구 사무총장과 (사)대한체조협회 이사를 역임했다. 현재는 김제시체육회 부회장과 (사)범죄피해자지원센터 이사, 전라북도체조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권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