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렁 속에서도 별은 보인다’..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주는 아포리즘
‘수렁 속에서도 별은 보인다’..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주는 아포리즘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6.03 1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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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사태 전후로 세상이 바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이 두려운 시간을 보내면서 세상과 인간, 평등과 불평등, 삶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많은 생각들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누렸다. 마스크 대란으로 분노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제는 K방역이라는 말까지 나오며, 알다가도 모를 세상살이를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어떤 삶을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

 강준만 전북대 교수가 희망을 위한 아포리즘 ‘수렁 속에서도 별은 보인다(인물과사상사·1만5,000원)’를 통해 희망과 의지를 북돋는다.

 그동안 예리한 분석과 냉철한 시각으로 날 선 글을 써왔던 그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는 책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입말로 풀어내 마치 옆에서 이야기해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저자는 그동안 선진국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나라들이 코로나19에 대해 무책임한 대처로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새삼 “수렁 속에도 별은 보인다”는 말의 무게를 실감하게 됐다고 적고 있다. 절대평가와 상대평가의 차이를 실감하면서 세상을 보는 시각도 흔들릴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희망과 관용과 연대의 힘이라는 별을 보면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나서기를 조언한다.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방법으로 다른 사람들의 경험과 안목을 참고하는 게 좋다고 덧붙인다.

아포리즘은 삶의 교훈 등을 간결하게 표현한 글을 말한다. 많은 현인이 삶의 수많은 풍경을 지나면서 떠오르는 문장을 간결하게 적어놓은 이 글들이 인간에 대한 독학의 길을 열어주는 훌륭한 선생이라는 이야기다. 단 한 줄의 문장이 우리를 생각하게 만들고, 그 생각이 인간에 대한 생각의 폭을 넓혀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단순한 아포리즘의 나열은 아니다. 저자는 현인들이 남긴 문장들을 음미하며, 사회 문제를 절묘하게 접목시킨다. 특유의 풍자와 직설은 그대로다.

“아무리 독서를 즐기는 사람이라도 인용이 많은 글이나 책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때로는 역발상을 껴안기도 합니다. 많은 인용이 싫다면, 아예 인용 중심으로 특화된 책은 어떻겠느냐는 거죠. 다른 쓰임새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행복, 희망, 고통, 불안, 공포, 성공, 실패, 자존감, 완벽주의, 우정, 사랑, 결혼, 돈, 건강, 복수, 용서, 공감, 용기, 습관, 결정, 행동, 갈등, 논쟁, 칭찬, 아첨, 거짓말, 위선, 꿈, 죽음 등. 인간이라면 누구나 매일매일 고민할 만한 주제들에 모범답안을 찾긴 힘들테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어쩌면 해답에 근접할 수 있을지 모른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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