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속 시식코너 운영하는 대형마트
코로나19 여파 속 시식코너 운영하는 대형마트
  • 양병웅 기자
  • 승인 2020.06.0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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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대구지역 한 대형마트 시식코너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도내 대형마트들이 시식코너를 버젓이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식코너 특성상 사람이 몰리고 서로 간의 거리가 좁은 만큼 코로나19 감염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초부터 생활방역 세부지침을 통해 시식코너의 운영 중단을 권고하고 나섰지만, 대형마트 측은 시식코너의 중단이 아닌 축소 운영을 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7시께 전주시 완산구 한 대형마트.

 만두를 비롯해 소시지, 오이 등 매장 내 여러 시식 코너에서는 고객들이 몰려 직원이 나눠주는 음식을 맛보는 중이었다.

 고객들은 마스크를 내린 채 시식을 하면서 직원에게 상품 가격 등을 문의하는 등 시식코너 공간에서 비말이 튈 수 있는 상황이 이뤄지고 있었다.

 하지만 은행 창구나 학교 급식실처럼 비말 전파를 막아줄 수 있는 아크릴 소재 투명 가림막은 찾을 수 없었다.

 시식코너는 특성상 사람이 몰리고 서로 거리가 좁아질 수밖에 없는 공간으로, 생활 속 거리두기가 무색할 수 있는 장소다.

 한정된 공간에서 다수의 고객들이 마스크를 벗고 시식을 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도 있다.

 설사 시식코너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더라도 길게 줄을 선 고객들로 인해 무차별적인 집단감염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자녀와 함깨 마트를 찾은 시민 이소연(32·여) 씨는 “평소에도 시식코너를 선호하지는 않는 편이지만 코로나19 여파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의 시식코너 운영은 마음을 더 불안하게 만든다”며 “특히 시식코너를 좋아하는 아이들과 함께 대형마트를 방문할 때 자칫 감염이라도 될까봐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내 대형마트 측은 모두 시식 코너 운영 중단은 어렵다는 반응이다.

 A 대형마트 관계자는 “정부 발표가 권고 수준이어서 의무 사안은 아니다.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어 정부나 지자체의 별도의 지시 사항이 내려오면 곧바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B 대형마트 측 역시 “정부의 운영 중단 권고와 관련해 25개 가까이 운영하던 시식코너를 7-8개로 대폭 줄였다”면서 “시식코너 직원들이 플라스틱 입마개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키 높이의 아크릴 가림막까지 사용하게 되면 고객으로부터 거부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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