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보험설계사 ‘울상’
코로나19 장기화...보험설계사 ‘울상’
  • 고영승 기자
  • 승인 2020.04.0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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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예약 상담 줄줄이 연기되거나 취소돼…상당수 보험설계사, 실적 달성 등 어려움 겪고 있어

 “요즘만큼 어려운 시절이 없네요.”

 15년 동안 보험설계사로 일하고 있는 이모(47)씨의 말이다. 그는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보험 영업 실적이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수입도 대폭 줄어들었다. 현재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하루빨리 종식되기를 간절하게 바랄 뿐이다. 이씨는 “보험 상품을 계약하려면 고객을 최소 1~2회 정도는 기본적으로 만나야 한다”며 “지금은 보험의 필요성에 대해 환기시키는 첫 만남조차 성사되는게 힘든 상황”고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19 사태로 고객을 만나기 어려워진 보험설계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감염 우려로 외출을 자제하자 고객을 만나기 어려워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상당수 보험사들은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확산된 이후 보험설계사에 마스크, 손 소독제 등을 지급하고, 설계사 및 고객 안전에 만전을 기하라는 내용의 지침을 영업 조직에 내려보냈다. 무리한 영업을 벌이다 자칫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재 보험사들은 사이버채널(CM), 텔레마케팅(TM) 등 비대면채널 강화와 모바일 전자서명 확대를 통해 대응하고 있지만 대면 비중이 워낙 커 역부족이란 게 주된 관측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생명보험사의 대면채널 영업 비중은 전체 98%(초회보험료)에 달한다. 같은 해 10월 대면채널로 얻은 손해보험사의 원수보험료는 88.8%를 차지했다.

 A생명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이번 코로나19 확산으로 영업 실적에 줄 타격이 어느 정도일지는 향후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지만, 시기가 너무 좋지 않다”며 “생명보험의 경우, 가입 필요성에 대한 설명이 필수인데 이 사태가 장기화되면 영업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는 수순일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 다른 대체 영업 채널을 강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대면 영업에 치중돼 있어 마땅한 대체 채널이 부족하다.

B생명보험 팀장으로 10년째 일하는 있는 조모(44)씨는 “실제로 월별 달성해야 할 실적도 있는데 상담 일정 연기 등으로 보험가입이 어려워지면 실적달성에 어려움이 야기될 수 밖에 없다”면서 “상당수의 보험설계사들이 애로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고영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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