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런 이유로 투표 하겠다
나는 이런 이유로 투표 하겠다
  • 신상호
  • 승인 2020.04.0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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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번방 사건이 이 사회를 경악하게 하고 있다. 시민들의 들끓는 분노로 국회가 대책을 세우는 시늉을 하고있는데 ‘소라넷’ 사건때도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하지만 온라인 성범죄는 근절되지 않고 진화를 거듭해서 n번방에 이르렀다. 왜 그럴까. 한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짓밟는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관심을 갖는 의원이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의 폭등으로 생활의 기본적 토대인 집조차 마련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집을 구할 수 없어서 결혼을 기약없이 미루거나 포기해야 하고 빚을 내서 매수했다가 대출 이자에 허덕이는 하우스 푸어가 된다. 왜 그럴까. 고가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가격 상승에 따른 불로소득을 챙기는 다수의 의원들이 집값 안정을 내 일처럼 여기고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연간 2천명이 넘는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일터에서 사망한다. 집배원은 살인적인 배달 물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과로사 한다. 위험의 외주화로 인해 지금도 수많은 하청업체의 김용균들이 죽음의 공포를 마주하며 생계를 위해 작업장으로 들어간다. 왜 그럴까. 반인권적 노동 환경을 개선해야겠다는 사명감을 갖는 의원들의 숫자가 적기 때문이다.

 소득 불평등이 심화될수록 코로나19 같은 재난에 경제적 취약계층의 삶은 더 힘들어진다. 미국처럼 의료보험을 영리 목적으로 민간 회사들이 운영을 하지않는 우리의 의료보험 체계에 큰 안도감을 느낀다. 그럼에도 복지, 의료, 교육 등에 공적 지출을 늘리자고 하면 포퓰리즘 운운하면서 비난만 일삼는다. 상대 흠집내기용 선거 마케팅으로 활용할 뿐이지 담론의 장으로 이끌어 내어 지혜를 모으는 일은 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공적시스템이 붕괴되어도 사적 자원으로 최후까지 살아남을 자신이 있는 의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친일파들이 현충원에 많이 묻혀있다. 반민족행위자들의 무덤을 이장하는 법률안이 발의 되었지만 답보 상태이고 이번 국회가 끝나면 자동으로 폐기된다. 왜 그럴까.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하는 걸 당연시 하는 친일파 후손들이 국회에서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정치 지형 때문이다. 지금까지도 나치 부역자들을 엄벌하는 프랑스의 정의 구현 정신과 선대의 과오를 여전히 사죄하는 독일의 모습이 부러울 따름이다.

 무상급식, 상가 임대차 보호 이런 말들이 세상에 처음 등장했을 때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고 하면서 과연 가능할까 회의적이었지만 이젠 현실이 되었다. 결국 우리에게 닥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냉소와 혐오가 아닌 정치적 관심을 밑바탕으로 해서 행동으로까지 이어지는 투표에서 찾을 수 있다.

 지금 살고있는 이 나라는 후대에게 잠시 빌린 것이다. 건강한 환경 속에서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고 최소한의 정의는 살아 숨쉬는 사회를 만들어서 돌려주고 싶다. 그래서 난 투표하겠다.

  신상호 순창군선거관리위원회 지도 홍보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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