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할아버지의 어린시절 모습을 담은 동화 ‘감나무 위 꿀단지’
우리 할머니·할아버지의 어린시절 모습을 담은 동화 ‘감나무 위 꿀단지’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4.0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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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찌감치 수필로 등단해 여러 문학상을 수상하며 문학성을 인정받은 양정숙 작가가 손주들에게 들려준다는 마음으로 어린 시절에 겪었던 일들을 동화로 풀어놓는다.

 ‘감나무 위 꿀단지(가문비·1만원)’에는 어려운 시절을 살아낸 우리들의 할머니, 할아버지와의 추억을 더듬어간 총 5편의 동화가 수록돼 있다.

 표제작인 ‘감나무 위 꿀단지’는 전쟁의 아픔이 어떤 것인지 생생하게 일깨워 주는 이야기다. 봉석 어머니는 공산 게릴라인 빨지산에게 시동생을 빼앗겼지만, 자신들을 해치러 온 그들이 기침을 해대는 것이 안타까워 아끼는 꿀단지를 내어준다. 꿀단지를 받아간 그들은 다음번에 기침에 효능이 있는 도라지를 내려놓고 떠난다.

 ‘택배로 온 힘찬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할머니의 이야기다. 할머니에게는 유전자가 편집된 인공지능 로봇인 힘찬이라는 친구가 있다. 잘 찾아오지 않는 아들을 원망하지 않고 좋은 세상에 살고 있다며 고마워하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만감이 교차한다.

 ‘잃어버린 사진 값’은 마음을 나누면 서로에게 선물이 됨을, ‘백 번째 시루떡’은 어떤 사람을 만나든지 소홀히 하면 안된다는 교훈을 일러준다. ‘내 더위’에서는 정월 대보름에 일어난 일로 잊혀져가는 풍속을 되새길 수 있고, 가족과 친구의 사랑의 의미를 배우게 된다.

 양정숙 작가는 어린이 독자들에게 “세상은 자꾸 발전하고, 먹을거리도 풍요로워지는데 서로 정을 나눌 사람은 줄어드는 것 같다”면서 “오늘 밤에는 핸드폰도, 텔레비전도 모두 끄고, 엄마 아빠 팔베개에 누워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눠 보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양 작가는 순창에서 태어나 부안에서 자랐다. 조선대학교에서 문예창작을, 광주교육대학교 대학원에서 아동문학을 전공했다. 1995년 ‘수필과 비평’에서 수필로 신인상을, 2016년 무등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됐다. 동화집 ‘구리구리 똥개구리’, 그림동화 ‘새롬 음악회’, ‘섬진강 두꺼비다리’, 수필집 ‘엄마, 이 세상 살기가 왜 이렇게 재밌당가’ 등이 있다. 대한문학상, 여수 해양문학상, 천강문학상, 광주전남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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