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양심, 제대로 지키고 있습니까.
법과 양심, 제대로 지키고 있습니까.
  • 송일섭
  • 승인 2020.03.12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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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9일 MBC의 ‘탐사 기획 스트레이트’에서는 ‘검찰총장 윤석열의 장모 의혹’을 방송하였습니다. 필자는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내내 뭔가를 잘못 보고 있는 것을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의 소신 ‘산 권력에 아부하지 않고 법과 양심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다.’라는 그의 다짐을 믿었기 때문일까요? 그의 말대로 ‘검사 생활 25년 동안 정권은 변했지만, 법과 원칙에 대한 소신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라는 것이 겨우 이런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그 누구보다도 강력한 리더십과 카리스마로 조직을 장악하면서 직무를 잘 수행했다는 평을 받은 분의 이야기로는 믿기지 않았습니다.



 스트레이트의 방송내용에 의하면 그(윤석열)의 장모는 성남의 한 야산 공매 관련 투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자금 조달력을 입증하는 근거로 모두 350억 원에 달하는 가짜 은행 잔액 증명서를 발급받아 불법으로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도 소송 과정에서 사용한 잔액 증명서가 모두 가짜였음을 시인하였고, 관련자들이 법적 책임을 면하지 못했는데, 그의 장모는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수십억 원대의 땅 거래에 허위문서를 사용한 정황이 뚜렷하여 해당 사실을 금융감독원에 신고했지만 어떤 수사도 받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말하자면 여기에 윤 총장이 개입했다는 것입니다.

 

 필자는 해당 분야에 식견이 부족해서 그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음을 먼저 밝힙니다. 또한, 정확한 법률 용어로 설명하지 못함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면서 다만, 일반 상식에 비추어 몇 가지 문제를 지적하고자 합니다.

 

 우선, 이런 법적 분쟁이 언제 있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윤석열 총장이 결혼한 후라면 사위와 장모로서 그 문제 상황을 인지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가 의도적으로 불법을 묵인하거나 조장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가 불법을 인지하는 순간, 누구보다도 법과 양심을 중시하는 검사로서 문제 상황을 법적으로 매듭짓게 해야 했습니다.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엄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한 만큼 아무리 가족이라 해서 면제될 수 없음은 잘 알 것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의혹을 완전히 털어내지 못한 것은 공인으로서도, 가족으로서도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 될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인사청문회 과정의 문제를 지적하고자 합니다. 야당 의원들이 정 아무개가 제공한 증거들을 들이대면서 문제를 제기할 때 왜 관심을 두지 않았는지 묻고 싶습니다. 대통령 말씀대로 조국 전 장관과 그가 환상의 콤비를 이루어 검찰 개혁을 이루어낼 것으로 믿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결과는 어떠했습니까? 많은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잘못에 대해서는 추호도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검찰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말에도 동의합니다. 그러나 지금껏 청문회 역사상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고강도의 과잉수사를 지켜보아야 했습니다. 130억 원의 가짜 은행 잔액 증명서가 가짜(?) 봉사활동확인서보다 절대 가볍지 않을 것입니다. 70여 곳의 압수 수색과 수개월에 걸친 장기 수사에 비춰 본다면 법의 공정성을 이야기하기가 조금 부끄러워지지 않을까요?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이 상처를 입었지만, 내 쪽 뜻만 고집할 게 아니라, 상대의 말도 잘 살펴야 함을 엄중하게 일깨웠습니다.

 

 또 하나 놀란 일입니다. MBC에서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탐사 보도한 ‘검사와 장모의 의혹’을 대하는 언론의 태도입니다. 메이저 언론은 물론,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에도 관련 뉴스가 단 한 줄도 없었습니다. 이 놀라운 사실 앞에 망연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코로나 19가 초미의 관심사라서 거기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다 보니 그깟(?) 일쯤은 덮어도 된다고 생각했는지 모릅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나 혼자만 세상의 금기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살짝 듭니다. 그러나 냉정하게 보면 이는 조국 사태보다 더 큰 문제일 수 있습니다. 조국 사태는 한 개인의 불법(?)을 국가기관이 수사한 것이지만, 이는 개인의 불법을 국가조직이 감싸고 있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즐겨 썼던 대로 우리는 지금 법 앞에 평등한지, 어떤 거대 권력이 두둔하고 있는지 분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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