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개학 2주 추가 연기…학원가는 ‘딜레마’
초중고 개학 2주 추가 연기…학원가는 ‘딜레마’
  • 김혜지 기자
  • 승인 2020.03.02 19: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의 유·초·중·고 개학일이 2주 추가 연기돼 총 3주간 수업이 중단된다. 이 가운데 도내 학원들이 휴원여부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학원 휴원에 동참하고 싶어도 일주일 이상 휴원할 경우 학원들도 수업료 반환 문제에 부딪혀 현실적으로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2일 당초 1주에 이어 2주 추가 연기하기로 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지속되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 학생들도 확진 판정을 받자 선제적 대응을 위해 이같이 결정한 것이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학원에도 적극 휴원할 것을 권고했다.

전북도교육청도 당국 방침에 따르기로 했다. 학교는 이달 3주간 휴업을 실시함에 따라 여름·겨울방학을 우선 조정해 수업 일수를 확보하고, 이후 추가 휴업이 발생할 경우 법정 수업일을 10%(유 18일, 초·중·고 19일) 범위에서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도내 학원 휴원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북학원연합회는 지난달 21일 각 시군 지부를 통해 일주일간 휴원할 것을 권고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전체 학원의 41%가 휴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학원들은 “휴원이 장기화되면 강사료, 임차료 지급 문제는 물론 운영 중단 위기까지 발생할 수 있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관련 법률상 전체 수업일(20일)의 3분의 1(약 7일)만 쉬어도 수업료 반환 사유에 해당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승우 전북학원연합회장은 “결국 모든 귀책사유는 운영자 책임에 해당된다”며 “영세한 학원들이 대부분인데 도교육청이나 지자체에서 지원책도 없는 상황에서 또 휴원에 동참해달라고 하기가 조심스럽다”고 토로했다.

이날부터 도내 학원들은 대부분 수업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학부모들은 사태가 잠잠해질 때까지 학원을 쉬겠다는 분위기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학원 수업이 2일부터 시작됐지만, 불안한 마음에 보내지 않기로 했다”며 “차라리 이번 달은 쉬기로 하고, 등록하지 않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결국 원생 이탈이 이어지면 학원 운영에 크나큰 타격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도교육청 차원에서 지원책을 찾긴 어려운 실정이다. 도교육청 법무팀장 고봉찬 변호사는 “학원 휴원에 따른 손실금 보전에 대해 검토해봤지만 중앙선관위 측으로부터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에 해당된다는 답변을 받았었다”고 설명했다.

학교에 마스크 등 방역물품을 지원하는 것은 자치사무로 볼 수 있지만, 학원은 사실상 자영업에 해당되기 때문에 기부금 제공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지자체를 통해 지원금을 제공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목적이 명시되기 때문에 편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교육부는 영세 학원에 대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산 집행을 통해 방안을 찾겠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불확실하다.

이승우 전북학원연합회장은 “중기청과 기재부에서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정책을 발표했는데 이 중 ‘학원’이 빠져있어서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미일 것”이라며 “휴원 손실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본다”고 해석했다.

김혜지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