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대학들 코로나19사태에 온라인 강의 대체 움직임…현실은 ‘글쎄’
전북 대학들 코로나19사태에 온라인 강의 대체 움직임…현실은 ‘글쎄’
  • 김혜지 기자
  • 승인 2020.03.01 1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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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대학 3월 16일 개강, 온라인 수업 준비하기엔 촉박
고령 교수, 미디어에 익숙지 않은 교수들도 상당수
학생들 “재택수업 장기화되면 학습 질 떨어질 수밖에”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자 일부 대학들이 개강 후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교수들 입장에선 관련 영상이나 자료를 준비하기엔 시간이 촉박하고, 학생들도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일 원광대에 따르면 개강을 2주 연기로 결정한 데 이어 개강 후 2주간 온라인 강의로 진행하기로 했다. 교수마다 자료를 만들어 업로드해 놓으면 학생들이 스스로 자료를 참고해 수업을 수강하고 형식이다. 영상 촬영이 필요한 교수들에 대해서는 필요한 장비 등을 지원해준다는 방침이다.

군산대도 코로나19 확산세와 타 대학들의 상황을 지켜본 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전주대와 전북대는 아직 논의 중이나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경우 온라인 수업 검토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도권 대학들은 대부분 이달 말까지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학사일정상 개강을 더 연기하기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문제는 한 학기에 개설되는 수천개의 강의를 모두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하기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학별로 기존에 온라인 전용 강의로 운영되는 과목도 있지만 극소수다.

군산대는 올해 1학기에 1천660개 강의가 개설될 예정이지만 이 중 동영상 강의는 26개(사이버 강의 106개)에 불과하다.

원광대도 이번에 3천개 과목이 개설되지만 온라인 전용 수업은 50여개 뿐이다. 우석대도 한 학기 강좌수 1천400여개 중 40개밖에 없다. 대학들은 동영상 강의가 아니더라도 학과 특성에따라 과제물 수업 등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도내 A교수는 “오래 전부터 4차산업 혁명시대에 발맞춰 온라인, 원격 수업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돼 왔지만, 교수마다 관심도가 다르고, 미디어 수업에 익숙지 않은 분들이 더 많다”며 “수업 준비가 원활하지 않으면 학생들이 결국 피해를 본다”고 우려했다.

실습수업도 큰 골칫거리다. B교수는 “의학, 보건계열 학과는 외부 병원과 협의해 일정을 다시 미루거나 할 수있지만 교내 실습수업은 비대면 수업으로 하기엔 부족하다”면서 “결국 교수들이 다양한 방법을 찾아 학생들에게 충분한 자료를 제공하는 방법뿐”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김혜림 씨는 “재택수업을 하는 게 좋은 면도 있지만, 결국 학습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오프라인 강의보다 학생들이 수업을 제대로 집중하고 이해하는지 확인할 수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신입생 김우진 씨도 “입학식, 오리엔테이션이 취소되고 첫 수업도 온라인으로 접해야 해서 잘 따라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도내 한 교육관계자는 “요즘 학회나 토론회 등이 원격 시스템을 통해 시간,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구글 행아웃 미팅이나 줌 웨비나 같은 프로그램으로 각자 집에서 노트북 또는 휴대폰을 이용해 학습하는 방법이 있어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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