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님들이 눈물이 담긴 기업물이었을까, ‘남산의 부장들’
부장님들이 눈물이 담긴 기업물이었을까, ‘남산의 부장들’
  • 팀 팝콘과 콜라
  • 승인 2020.02.27 15: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팝콘과 콜라의 영화뒷담 (2)

 팝콘 : 코로나로 동결된 극장에서 같이 얼어붙은 팝콘와 콜라의 영화뒷담 시간입니다. 무려 한 달 간이나 같혀있었다니… 덕분에 한 발 짝 늦은 감이 있습니다만, 이미 남산을 내려가신 ‘남산의 부장들’입니다.

 콜라 : 크흑… 극장가의 위험 속에서도 저희는 컨텐츠를 자비로 결제해서 보는 근성으로 독자님들께 인사드립니다. 그나저나 이거 그 기업 드라마 아닙니까? 딱 봐도 미생이네. 여기 안경쓴 이분이 부장으로 승진한 장그래죠? 이거 봐요, 오상식 부장님 회장되셨네. 김동식 대리는 미국 가시더니 살쪘네? 배우 곽도원을 닮아가네?

 팝콘 : 아니, 근대사를 다룬 정치드라마를 무슨…

 콜라 : 기업물이라니까요, 자 보세요. 오늘도 대한기업 김규평 정보부장님은 어깨가 무겁습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눈이 충혈됐어도 두 사원들에게 회사를 위해 오늘 결단을 내린다고 말하는 저 모습, 애사심이 가득 찼습니다. 신입사원 같아요.

 팝콘 : 영화는 일단 회식, 아니 거사 이전의 모습을 미국으로 전환합니다. 김동식 대리, 아니, 박용각 전 정보부장의 눈빛이 매섭죠. 야근을 오래오래 했나봅니다.

 콜라 : 일이 힘들고 지칠때는 뭐다? 회식입니다. 여기서 막걸리에서 사이다를 타는 회장님의 주조사 능력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막걸리 중에 가장 맛있는 막걸리 아십니까? 잣막걸리에 파전입니다. 먹다 보면 새벽에 비둘기들에게 파전 나눔을 할 수 있어요.

 팝콘 : 크으, 역시 배우신 분! 아, 여러분, 영화에서는 막걸리에 사이다로 끝냈지만, 팩트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맥주에 막걸리를 섞는 ‘비탁’도 좋아하셨다고 합니다.

 콜라 : 오, 다음에 저도 ‘막사’ 대신 해봐야겠네요. 어쨌든 회식 끝내고 야근하러 가는데 실장이 택시는 안 부르고 청와대 앞에서 탱크를 굴립니다.

 팝콘 : 부르라는 택시는 안부르고 탱크로 음주운전 할거냐니까 실장이 입에 거품을 뭅니다. 저 실장은 박 회장님 아들인가요?

 콜라 : 그렇지 않습니다만은 박 회장님은 실장님이 예뻐죽네요. 담배 셔틀, 잔채우기, 선(先)호통, 아부의 3종신기죠. 3종 신기가 없는 김 부장님은 위 건강이 안좋아지셨습니다. 티비에서 위건강약 광고 모델이 되신 이유가 있어요.

 팝콘 : 위건강도 안 좋고 회장님은 압박주고, 게다가 입사 동기도 삼도천으로 보냈지만 우리 회장님은 입사 동기가 문제가 아니라 돈이 문제였습니다. 임자가 알아서 하라고는 언제고 돈 안갖다 주냐고 통수를 치시네요.

 콜라 : 계속되는 구박에 우리 부장님, 등산으로 다져진 체력으로 터미네이터처럼 각하 술자리에 비밀스럽게 올라갑니다. 여러분, 기억해두십시오. 부장님들이 등산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터미네이터가 될 수 있어요.

 팝콘 : 그나저나 우리 회장님은 임자를 참 좋아하시네요. 임자는 다 알아서 할 수 있군요. 임원 위에 임자입니다. 그러고보니 저희 아버지도 집에 있는 임자에게 꼼짝도 못합니다.

 콜라 : 그래서 임자가 무서운 겁니다. 다시 영화는 첫장면으로 돌아가, 머리를 헝클어트린 부장님은 위스키로 음복을 합니다. 입사 동기와 같이 기억하지 못하는 혁명의 맹세는, 이미 흐트러진거죠.

 팝콘 : 여러분이 잘 보셔야 할 것은, 재현도와 더불어 김 부장이 마지막에 한 쪽 신발을 잃어버린다는 점에 주목하셔야 합니다.

 콜라 : 신발은 생각보다 많은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구두를 잃어버린 박 부장과 김 부장, 신임도 잃었고, 충성의 목적도 잃었고, 혁명의 목적도 잃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발에는 한 쪽 구두가 있죠. 이들은 역사 속에서 영원히 부장들입니다.

 팝콘 :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 모두 각자의 역할에 정말 잘 몰입했어요. 더불어 김소진 배우도 훌륭했습니다. 영어발음만 듣고 저는 교포인줄 알았습니다.

 콜라 : 저는 사실 김소진 배우가 ‘데보라 심’ 하기 전부터 눈여겨 봤었습니다. ‘더 킹’의 안희연 검사로 출연했을 때, 아주 인상깊었어요. 입에서 공업용 망치로 관자놀이부터 후두부까지 골고루 깨부수는 같았거든요.

 팝콘 : 역사적 팩트만 따지자면 디테일한 부분들에서 다릅니다만, ‘내부자들’, ‘마약왕’을 연출한 우민호 감독이 ‘욕망 3부작’의 마지막이라고 말한 만큼, 이번에는 전체적으로 욕망이라는 것을 잘 표현 했습니다.

 콜라 : 비쥬얼적으로도 아주 대조를 잘했습니다. 미국 씬만 제외하면 모든 등장인물들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어요. 강렬한 대비 효과로 인해 김 부장이 지금 고립되어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팝콘 : 회장의 충성 경쟁속에서 부장님의 눈물이 감춰진 기업... 아니죠, 한국 근대사를 다룬 남산의 부장들이었습니다. 그나저나 콜라 선생님, 저번에 결재한 영화 값은 주셔야죠?

 콜라 : …허허, 임자가 하고 싶은대로 했잖아, 그렇지? 오늘 저녁에 잣막걸리에 사이다나?



 팀 ‘팝콘과 콜라’의 한줄평

 팝콘 : 배우들의 연기가 어둠 속에서도 빛난다, 팝콘 10봉지 중 7봉지

 콜라 : 우민호 감독의 ‘욕망 3부작’ 훌륭히 마무리, 콜라 10잔 중 7잔

 

팀 팝콘과 콜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