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대변도 약이 되는 시대 ‘분반이식술’ 눈길
건강한 대변도 약이 되는 시대 ‘분반이식술’ 눈길
  • 김기주 기자
  • 승인 2020.02.18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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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혈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혈액을 제공하는 혈액은행, 건강한 정자를 보관하기 위한 정자은행, 건강한 장기를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식해주는 장기이식센터 등 건강한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역할을 해주는 다양한 보관은행과 이식센터가 있다. 하지만, 건강한 ‘대변’을 보관하고 그것을 ‘이식’한다는 수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분반이식술은 말 그대로 장 질환을 앓는 사람에게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이식하는 것을 말한다. 건강한 대변도 약이 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전북도민일보는 전북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임성균 교수의 도움말로 ‘분변이식술’에 대해 알아본다.

 

 분변 이식술이란

 

 분변이식술이란 건강한 타인의 장에 살고 있는 미생물을 환자의 장에 이식해주는 치료를 말한다. 장내 미생물에 대한 관심은 오래전부터 있었으나 배양과 분류가 쉽지 않아 연구에 어려움이 많았고, 최근에 연구에 필요한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어 활발히 연구되기 시작한 상태다. 사람에서 관찰되는 장내 미생물은 수천여 종에 달하며 개인별로 유전자보다 복잡한 많은 조합을 보인다. 이 미생물들은 우리 몸에서 매우 다양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최근에는 비만, 알레르기질환,과민성장증후군,염증성장질환,대사성질환 등의 질병과 관련해서도 미생물들과의 연관성이 보고되고 있다. 이처럼 분변 이식술은 정상적인 장내 미생물 부족으로 인해 질환을 갖는 환자들에게 정상인의 장내 미생물을 이식, 정상적인 미생물총을 갖게 해 병을 치료하는 치료법이다.

 

 진행 과정

 

 분변이식술의 시행은 건강한 공여자의 대변을 준비하는 것에서 시작하게 된다. 공여자는 문진과 혈액, 대변 검사를 통해 환자에게 전파 가능한 다른 질환이 있는지 여부를 장기 이식을 할 때 시행되는 수준과 동일하게 검사받으며, 추가로 대변을 통해 전파 가능한 여러 질환에 대해서도 검사를 받고 이를 통과하면 변을 공여받아 주입에 적합한 상태로 처리하게 된다. 환자는 문제를 일으키는 균의 수를 줄여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분변 이식 전 항생제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주입 경로는 다양한데 대장 내시경, 관장, 위내시경, 그리고 비위관을 이용한 방법이 있다. 현재 어느 방법이 우월하다고 할 명확한 근거는 없는 상태이나 위내시경이나 비위관을 사용하는 경우 구토 등으로 인해 심한 흡인성 폐렴이 발생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방법은 이식변을 캡슐에 담아 복용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대변은행 등에서 미리 만들어 놓은 캡슐을 이용하게 되며, 상대적으로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식 후에는 단기간 부작용 발생 여부를 관찰하게 되고 이후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퇴원하여 외래에서 재발 여부에 대해 추적 관찰을 하게 된다. 분변이식술 후에도 재발을 경험하거나 치료 효과가 부족한 경우 두 번째 이식을 시행하면 성공률을 더 높일 수 있다.

 

 임성균 교수 “장내 미생물 통해 다양한 질병 치료 기대”

 

 분반이식술은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통해 장 내 세균을 이식받는 것입니다. 새로운 치료방법이기 때문에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큰데 현재까지 분변이식 자체의 부작용은 크지 않습니다. 내시경을 이용하여 이식을 하는 경우, 내시경 시행 시 발생하는 합병증인 출혈이나 천공 등이 생길 수 있고,위내시경이나 비위관을 이용하는 경우 앞서 나온 흡인성 폐렴의 발생 가능성이 있겠습니다. 분변이식 후 나타날 수 있는 급성기 부작용으로 복부 불쾌감, 복부 팽만, 설사, 변비, 구토 등의 증상이 보고되지만, 일시적인 현상입니다. 이 외에 가능성이 있는 부작용으로 장내 세균총 변화에 따른 비만,대사성질환,염증성장질환,과민성 대장증후군 같은 만성 질환의 발병,말초 신경병증,쇼그렌 증후군,특발성 혈소판 감소증,류마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성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으나 이에 대한 근거는 거의 없습니다. 분반이식술은 상대적으로 새로운 치료 방법입니다. 아직은 장기적인 부작용에 대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이며 이에 대한 연구들이 진행 중입니다. 그러나 아직은 큰 부작용이 자주 보고되지 않고 있는 상태로, 향후 장내 미생물과 연관된 여러 질환에 대한 치료로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머지않아 장내 미생물을 통해 다양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작점이 되지 않을까 희망해 봅니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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