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의 프로젝트 끝의 해후, 글마음조각가가 새긴 하루 그리고 또 하루
100일간의 프로젝트 끝의 해후, 글마음조각가가 새긴 하루 그리고 또 하루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2.05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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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의 삶이 곧 예술”이라는 믿음을 실천하는 한 남자가 있다. 사회 구조 안에서 자신이 어떤 식으로 규정되기를 지켜보기 보다는 스스로 자신을 규정하는 독립생활자의 삶을 꿈꾸는 사람. 글마음조각가 김정배 작가가 찍고 쓴 핑거 포토 포엠(Finger Photo poem) ‘저만치 혼자서 피어있는 하루(밥북·1만4,000원)’에서 자유로운 그의 시선을 따라갈 수 있어 더없이 행복하다.

 김 작가는 어느 날 문득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사용하는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만으로 사진작가가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사진 젬병 잽(Jab)’이라는 100일간의 독립생활자 포트폴리오 프로젝트를 시작하더니, 네이버 그라폴리오에 연재했던 프로젝트를 사진집으로 모아 펴냈다. 핑거 포토 그래퍼(Finger Photographer)라는 세상 어디에도 없던 직업을 명명하며, 자신의 존재를 재인식하기 시작했다.

  김 작가는 “포트폴리오 독립생활자 잽 프로젝트를 시작한 후 작고 소소한 것에 몰입하는 훈련이 왜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었다”면서 “100일간의 작은 실천과 소소한 몰입만으로도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작은 신념이 요즘 들어 부쩍 강한 믿음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 소중한 경험을 공유하고 싶은 것이 이 책의 목적일 터다. 손에 착 감기는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 고요하고 정적인 105개의 사진에 ‘Jab’이라는 명칭을 부여해, 짧으면서도 강렬한 시적 단상을 덧붙였다. 하루 하루를 소중하게 채운 페이지에 새겨진 시간의 흔적들이 긴 여운으로 남는다. 마치 독자에게‘잘 지내지?’하고 안부를 묻는듯 말이다.

 김 작가는 진안 마이산 자락의 달구름마을에서 라일락꽃이 피고 질 때 나고 자랐다. 시인, 문학평론가, 극작가, ‘오른손잡이지만 왼손 그림’의 작가, Paper Academy 글마음조각학교 대표, 문화예술잡지 ‘너나답다’ 발행인, 인문밴드 ‘레이’의 멤버로 활동하면서 매일 포트폴리오 독립생활자의 삶을 다양한 방식으로 실천하고 있다. 현재 원광대학교 융합교양대학의 교수로 재직 중이며, ‘나는 시를 모른다’등의 시평집을 펴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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