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까지, 어린이집·유치원 학부모 ‘전전긍긍’
독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까지, 어린이집·유치원 학부모 ‘전전긍긍’
  • 양병웅 기자
  • 승인 2020.01.29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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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되고 있는 29일 전주 한옥마을에서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이동하고 있다.   최광복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되고 있는 29일 전주 한옥마을에서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이동하고 있다. 최광복 기자

 “독감이 유행하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까지, 면역력이 약한 우리 아이들이 너무 걱정됩니다, 하루 빨리 이 사태가 진정되기를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

 전북지역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자녀를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보내지 않는 등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아직 도내에서는 신종 코라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타지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들과 접촉한 사례가 수백여명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쉽사리 마음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29일 전주 혁신도시에 위치한 A 어린이집의 경우 평상시 30명 가까이 하던 수업에서 이날은 절반에 가까운 아이들이 결석했다.

 전주시 호성동 소재 B 유치원도 12명이 참여하던 수업 중 3명이 이날 결석하는 등 지역 내 상당수 어린이집·유치원에선 학부모들이 자체적으로 자녀를 보내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주시 서신동에 거주하는 박모(34·여)씨는 “유난 떠는 엄마로 보일수 있겠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않느냐”면서 “독감도 유행하고 불안해 하면서까지 어린 아이들을 보낼 바엔 당분간 만이라도 집에서 보살필 계획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밀려드는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어린 자녀를 맡아줄 사람이 없는 맞벌이 학부모들은 전전 긍긍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4살 자녀를 둔 맞벌이 학부모 백모(36)씨는 “아침 마다 어린이집에 등원을 시킬지 고민하다 오늘도 마스크를 씌워주고 데려다줬다”며 “아이를 생각하면 보내고 싶지 않지만 맞벌이 부부라는 현실 때문에 마땅히 대안이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진북동에 있는 C 어린이집 교사는 “일반적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자녀들을 맡기는 사람들은 대부분 맞벌이 부부다”면서 “강제 휴원도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북도와 전북교육청은 “도내 어린이집 1천283곳, 유치원 512곳 중 이날 현재 휴원을 신청한 곳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아직 도내 지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만큼 사태 추이를 보면서 향후 대응 방침을 마련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도내 유치원과 어린이집들도 등원하고 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기침이나 발열 여부 등 건강 상태를 살피고 학부모들과 수시로 소통하는 등 불안감 해소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보건복지부는 학부모들의 불안감으로 인한 자발적 결석으로 인해 어린이집에 대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건강상 우려를 이유로 사전 통보 없이 등원하지 않는 경우도 출석으로 인정해 주기로했다.

 독감이 유행하는 가운데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까지 높아지면서 어린 자녀를 둔 도내 학부모들의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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