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스 멘토링」
「리버스 멘토링」
  • 김성철
  • 승인 2020.01.12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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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떼는 말이야~(나 때는 말이야)’

  기성세대가 자주 쓰는 말을 풍자한 이 말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이라고 한다. “나 때는 말이야”로 시작하는 일장연설, 훈계 등 일명 꼰대를 빗댄 표현으로 넘길 수 있지만 세대 간 소통문제의 단면을 보여주는 말인 듯하다.

  나이를 떠나 각 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만남과 소통은 필수인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시대에 최근 많은 기업들이 조직 내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의 역량을 활용하고 활력 있는 조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리버스 멘토링(Reverse Mentoring)을 도입하고 있다.  

  기존의 멘토링을 뒤집는 방식인 리버스 멘토링은 젊은 직원이 멘토가 되어 멘티인 경영진을 코칭하고 조언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리버스 멘토링에 성공한 기업 중 하나로 명품 브랜드 ‘구찌(GUCCI)’를 빼놓을 수 없다.

  구찌는 2012년부터 매출이 정체되고 영업이익 감소 등으로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었다. 이는 주 고객층이 중장년층에서 젊은층으로 변화하고 있는 시대적 흐름을 읽지 못하고 과거의 영광에만 매몰되어 유럽 귀족 스타일의 브랜드 이미지와 특성을 고수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20-30대는 구찌를 ‘비싸고 촌스러운 브랜드’로 생각하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이러한 위기를 2015년 구찌의 새로운 CEO로 선임된 마르코 비자리(Marco Bizzarri)가 돌파해 나간다. 그는 시장의 변화, 특히 젊은 고객층의 니즈 파악 실패와 조직 내 매너리즘을 경영 위기의 원인으로 꼽고 본격적인 경영혁신에 나선다. 그 결과 3년만인 2018년에 연간 매출액은 2배, 영업이익은 3배 이상 증가했으며, 4분기에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명품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구찌 전체 매출에서 35세 이하 밀레니얼 세대의 매출이 55%를 차지할 만큼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브랜드로 변신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과감한 디자인의 디자이너를 수석 디자이너 자리에 앉히고 유통채널 다변화 등 여러 혁신을 꾀했지만 구찌가 뽑은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리버스 멘토링이었다. 이를 위해 30세 이하의 직원들로 이뤄진 그림자 위원회를 만들어 임원들의 경영회의가 끝난 후 CEO와 함께 회의 주요 안건들을 다시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고, 경영진들이 35세 이하 직원들과 정기적인 점심식사를 하며 회사 문화와 복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 ‘점심모임’을 만든 것. 이를 통해 젊은 직원들의 아이디어가 적극 반영되면서 모피 사용금지, 중성적 디자인, 로고변형, 남성복에 리본달기, 온라인 한정판, 스트리트 패션과의 협업 등 기존 구찌와 180도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고 젊은 세대는 이러한 구찌의 변신에 열광했으며 구매로 화답했다.

  LG경제 연구원의 ‘기업을 젊고 활력 있게 만드는 리버스 멘토링’ 보고서에서 리버스 멘토링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형성, 인재를 육성하는 기회 확대 등의 조직차원의 효과는 물론 멘토로 참여하는 젊은 세대의 동기부여, 소속감 강화 등 개인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세대 간 소통 문제는 지속적인 화두이다. 전북은행도 지난해 연말 임직원간 소통과 조직의 안정화를 위한 ‘Ready for JB Jump 2020’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각 부서와 지점에서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고 이를 업무에 적극 반영함으로써 변화와 혁신을 위한 적극적인 소통의 자리를 만들었다.

  꼰대는 자신의 과거만 말하고 멘토는 미래를 말한다고 한다. 2020년 경자년 새해를 맞아 성실과 지혜의 상징이자 풍요와 희망, 어려움 극복의 의미를 담고 있는 흰 쥐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멘토가 되어 지혜를 나누고 모두가 풍요로운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는 한 해를 만들어 가길 소망한다.

 김성철  전북은행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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