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시] 새아침의 시
[축시] 새아침의 시
  • 이정하
  • 승인 2020.01.0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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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아침의 시

 날마다 바람이 불었고
 날마다 어찌해야 하나, 하는
 그 마음을 붙들고 산다
 그 흔들림으로 나는 정녕 살아 있다
 잠잠하다는 건 멈춰 있다는 것
 멈춰 있다는 건 죽었다는 것 

 가만히 있는 것 같은 저 나무도
 실상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한 발짝도 꿈쩍 않는 것 같지만
 안으로 쉼 없이 자신을 두드리고 있음을
 그동안 무성했던 잎들 다 떨어뜨리고
 뿌리는 뿌리대로 가지는 가지대로
 새롭게 만날 인연을 위해 삶을 위해
 부지런히 자기 할 일 하는 것이다 

 눈을 뜨고 귀 기울여 봐
 새아침의 해가 떠오르고 있나니
 살아 있으므로 내 앞에 이렇듯
 모든 것이 열리고 있지 않느냐
 새삼 햇볕이 고맙고 공기가 고맙고
 세상의 모든 풍경과 소리가 고맙고
 당신이 고맙고 그대가 고맙고 

 새날이 밝았다
 살아있다는 걸 느껴 봐
 그 고마움, 그 따뜻함을 말이야
 이제 머뭇거리지 말고 가야지
 더 잘살겠다는 다짐과 바람으로
 훌훌 깃을 털고 날아올라야지 

 살아있음을 느껴 봐
 그 고마움, 따뜻함을 말이야

 

약력, 작품 설명

새해에 새로운 해가 솟아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전의 해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해가 새로운 해일 거라고 믿는다. 나 또한 다름이 없지만 새로운 내가 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내 마음만 새롭게 바꿔 먹는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새해가 밝아왔다. 새해엔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원망보다는 내가 가진 것에 대한 감사함으로 지낼 일이다. 나를 위해 펼쳐진 세상의 모든 것들이 실로 고맙지 아니한가.
 

이정하

62년 대구 출생. 원광대 국문학과 졸업. 1987년 경남신문,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

시집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한 사람을 사랑했네> 등과 산문집 <우리 사는 동안에>,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등을 펴냈다. 최근에 시집 <괜찮아, 상처도 꽃잎이야>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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