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 자란 땅의 이야기를 전하는 이정지 작가의 감성 동화 ‘지사랑이’
나고 자란 땅의 이야기를 전하는 이정지 작가의 감성 동화 ‘지사랑이’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9.12.2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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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이면 으레 돌아보게되는 지난 시간들. 사람들은 가까운 과거를 생각하기도 하지만, 아득히 멀리 있던 가슴 속 이야기나 추억을 소환하기도 한다. 그리고 문득 드는 생각 중 하나는 바로, 고향에 대한 이야기이다.

‘지사랑이(책마을해리·1만2,000원)’에는 한적한 시골풍경과 오래 이 땅에 발 딛고 살아온 사람들의 곰살맞은 정서가 흐른다.

 임실군 지사면에 있는 작은 산골마을 ‘지사랑이’가 그 주인공이다. 책은 어느 88세 할머니의 삶을 그림과 글로 뒤따라가면서 그가 맺은 땅과 사람, 바람과 자연의 이야기를 살포시 담아내고 있다. 사람들이 도시로 도시로 떠나고, 젊은 사람 한 명을 제대로 찾아 볼 수 없는 현실 속에 남은 사람들의 모습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책의 페이지를 넘기면서 풋풋한 그림 덕분에 시골마을의 정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큰 장점이지만, 더 주목되는 이유가 따로 있다. 아이들의 얼굴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그림책을 보면서 고령화된 농촌의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는 점이다.

 저자는 이 시대의 평범한 할머니의 감성을 잡아내면서도, 농촌의 인구소멸의 위기와 황폐화 등 사회적인 문제를 절대 피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중·장년층에게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선물하고, 어린이와 젊은 세대들은 기성세대의 생각과 감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여유를 전한다.

 이정지 작가는 전북 출생으로 가톨릭대학교 대학원에서 독서학과 석사과정을 마쳤다. ‘나고 자란 땅의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담아 백제녀란 필명으로 글을 쓰고 있다. 젊은 시절 영국, 미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서 살아본 경험을 살려 우리나라의 보편적인 정서를 소박한 글로 세계에 알리고 싶은 꿈을 갖고 있다. 시집으로 ‘휘어짐의 일상’, ‘흐르다가 멈춘 물방울 사이’, 에세이집 ‘마흔아홉-백제녀편지’, ‘My life in England’ , 아이들의 시를 묶어 ‘꿈꾸는 아이’ 등을 펴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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