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금융기관의 사회적 가치와 역할에 대하여
지역금융기관의 사회적 가치와 역할에 대하여
  • 김장근
  • 승인 2019.12.25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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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자본주의 경제가 추구해 온 이윤 극대화와 수익성 위주의 경영은 부의 양극화를 더욱 가중시켰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금융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금융도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계속 움직인다고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수익이나 거래비용을 중시하는 전국형 금융기관은 경제력이 몰리는 수도권에 점포의 60% 이상이 편중되어 있다. 이로 인해 지방의 금융소외와 지역간 금융 불균형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최근 들어 시중 은행들은 효율성 강화를 위해 수익악화 점포나 중복점포들을 통폐합하면서 매년 점포를 줄이는 추세다. 금융기관의 공공성 측면에서 볼 때 금융소비자들의 서비스 불편과 지역간 불균형 해소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지역금융은 지역 내에서 지역의 주민, 지역기업 및 단체의 보편적 금융 수요에 대응하여 금융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함으로써 지역경제의 정책적 목적인 복지증진과 균형발전에 기여하는 활동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지역금융기관은 지역내 필요자금의 단순 공급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및 서민 가계 등 취약부문을 지원하고 지역산업을 선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어느 정도의 효율화와 수익성을 포기하더라도 지역경제의 장기적인 발전과 성장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측면이 있다. 즉, 경제적 이익보다도 사회적 가치실현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지역금융기관은 지역에 존재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사회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역소멸 위기에 처해 있는 농촌지역에서 유일하게 금융소통을 할 수 있는 농협의 사회적 가치는 더욱 크다 할 것이다. 사회적 가치란 사회, 경제, 환경,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가치로 농협의 존재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농협은 지역사회에서 탄생하고 뿌리를 내리며 협동조합의 공동체 정신을 계승해 왔다. 지역주민들과 함께 지역을 지키고 지역공동체 유지에 기여하면서 지역을 떠나지 않는 ‘조강지처’라고 말하고 싶다.

 또한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사회, 경제, 환경 등 포괄적인 기여활동을 하면서 마을 어귀의 마을을 지키는 오래된 나무처럼 지역사회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오고 있다.

 앞으로 급변하는 경제환경 속에서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지역금융기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할 것이다.

 지역금융기관은 지역경제와 떨어져서는 존립할 수 없는 운명공동체이다. 지역경제가 살아야 지역금융기관도 살아남을 수 있다.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역 저소득층 등에 대한 자금의 원활한 공급을 지원해야 한다. 특히, 지역 저소득층 등 경제적 금융약자에 대한 금융이용 접근성을 높이는 포용적 금융을 확대하여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와 상호 협력하여 지역경제와 지역금융이 균형 있게 성장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 지역에서 조성된 자금이 역외로 유출되지 않고 지역경제발전에 효율적으로 활용되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필자는 지난 2년동안 농협은행 전북본부장으로 재임하면서 도내 중소기업 현장방문을 통해 기업이 체감하는 경영 애로사항을 공감하고 소통하며 유동성 해소를 위한 금융지원 노력을 하였다. 앞으로 근무하는 농협중앙회 상호금융기획부는 서민금융과 협동조합금융을 총괄하는 부서로 지역사회 발전과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자 한다.

 김장근 농협은행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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